[교황방한]"시복식 세월호 유족 만남, 계획된 일 아니다"

by김용운 기자
2014.08.16 22:30:16

롬바르디 대변인 "유족 있던 곳 알려드리자 멈추라고 해"
"교황, 고통받는 이들로부터 온 내용은 꼭 확인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광화문 시복미사를 앞두고 카 퍼레이드를 하던 도중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요구하며 한달여간 단식농성중인 김영오씨 앞에 멈춰 직접 위로를 건냈다(사진=교황방한위원회)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사전에 계획되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광화문 시복미사 전 카 퍼레이드 과정에서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요구하며 한달여간 단식농성 중인 김영오(47)씨를 만난 것은 즉흥적으로 일어난 일로 밝혀졌다.

교황청 대변인인 롬바르디 신부는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교황방한 브리핑에서 “세월호 유족들이 있던 자리를 지나가시다가 옆에 통역을 해주던 신부가 이곳이 그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교황께서 멈추라고 했다”고 전했다.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께선 성 베드로 광장의 일반인 알현 때도 아는 사람을 보면 퍼레이드 도중 내려와 인사를 하셨다”며 “사전에 미리 계산을 하시는 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께서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고통받는 유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에 동참한다는 것을 보여주신 것”이라며 “교황께서 문제가 있을 때 구체적인 해답이나 정확하게 해결할 수 없지만 영적으로 도움을 주고 정신적으로 위로를 주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이 김영오씨가 건낸 편지를 읽어봤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교황께 직접 확인을 하진 못했다”며 “그러나 교황께선 고통을 받는 분들이 전달한 내용들은 꼭 읽는다”고 답했다.

김영오씨는 세월호 참사로 단원고 학생이었던 첫 딸 유민양을 잃고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위해 약 한달여간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교황은 카 퍼레이드 도중 김영오씨 앞에서 멈춰 김씨를 비롯해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한 뒤 김씨로부터 유족들의 입장이 담긴 편지를 전달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