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절고 있는 건 군인만이 아니다"...'지뢰 폭발' 광고 등장
by박지혜 기자
2026.10.12 13:26:1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비무장지대(DMZ)의 북한 지뢰 폭발 이후 과도한 정쟁으로 군 장병의 안전과 재발 방지 대책 관련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는 ‘풍자 광고’가 등장했다.
공익 광고 전문가 이제석 씨는 12일 유튜브 ‘이제석의 광고 아카이브’ 채널에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발언을 배경으로 광고판을 제작, 설치하는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이 씨는 영상 자막을 통해 “답답하고 황망한 군의 마음을 담아 지금 상황을 꼬집는 광고를 만들어 봤다”라고 밝혔다.
분리 가능한 광고판은 약 2m로, 군복을 입은 수색 장병이 한쪽 다리에 상처를 입은 채 나머지 한쪽 다리로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을 담았다. ‘지뢰는 발목을 날렸고, 정치는 발목을 잡는다’라는 문구도 담겼다.
이 씨는 지난 10∼11일 김포·파주 일대 군사접경지역과 국방부가 보이는 용산공원 일대에 이 광고판을 세워두고 사진으로 남겼다.
유튜브 영상에는 광고판을 두고 “마치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며 “왼발, 오른발 발맞추어 가야 하는데 지금 우리 국회는 엇박으로 걷고 있다. 다리를 절고 있는 건 군인들만이 아니다”는 등의 자막을 띄우기도 했다.
또 “사건의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서로 남 탓하기 바쁘고 감추고 헐뜯고 싸우기 바쁘다”라고 지적했다.
해당 영상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중 나온 고성이 담기기도 했다.
지난 8일 국감에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의 발언 시간이 많다는 취지로 “6인분을 한 분이 드셨다”고 말했고, 서 위원장은 “인신공격”이라며 위원장으로서 회의를 진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씨는 이번 광고에 대해 “외부의 군사적 위협으로 우리 장병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국내에서는 사고의 책임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과 진영 간 갈등이 격화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면서 “‘외다리’는 지뢰 폭발로 다친 장병의 실제 신체와 정치적 대립으로 균형 있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안보 현실이란 두 가지 의미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광고는 명확한 지휘 체계 필요성에 공감하는 전직 직업 군인들과 함께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광고 속 군 장병의 모습을 두고 취지와 달리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지뢰 피해를 가볍게 표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씨는 “해당 광고판은 테스트용 샘플로, 향후 지뢰 피해의 위험성을 알리는 목적으로 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