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위기 고조…美 민주 '공화당표 예산안' 반대
by이소현 기자
2025.03.13 11:43:41
연방정부 셧다운 14일 시한 앞두고
별도 예산안 추진…"협상 시간 확보"
민주당 내 이견…중도파 "셧다운 피해야"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의회의 예산 처리 시한 마감을 앞두고 하원에서 공화당 주도로 임시예산안이 통과됐으나 상원에서 처리가 여전히 불투명해 연방 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 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민주당 주간 정책 오찬을 마치고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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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공화당의 임시예산안을 저지하는 대신 오는 4월 11일까지 별도의 임시예산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추진하는 장기 예산안 대신 약 한 달 동안만 정부 운영 자금을 지원하는 단기 예산안으로 당장 연방정부 셧다운을 피하고 추가적인 협상 시간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슈머 원내대표는 30일간의 단기 예산안 처리에 민주당은 단결하고 있다면서 “정부를 계속 가동하면서 의회에 초당적 법안을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머 대표의 이러한 선언은 미 의회에서 양당이 ‘치킨게임’으로 정치적 대치가 격화되는 가운데 나왔는데 금융 시장이 불안정성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혼선과 기업 및 소비자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미국 증시는 요동치고 있다.
공화당에선 오는 14일 예산안 처리 시한을 앞두고 벼랑 끝 전술로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은 슈머 원내대표가 협상을 위해 ‘허세’를 부리고 있다며 “우리는 단기 예산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통과된 임시예산안의 최종 표결에 동의한다면, 단기 예산안에 대한 별도 투표를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궁극적으로 우리는 정부를 운영해야 한다. 민주당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며 “해결책은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경 지지층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의 연방 기관 축소 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강경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연방 공무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민주당에도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민주당 소속 존 페터먼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은 “절대 정부 셧다운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셧다운은 수백만 명에게 피해를 주고 경기 침체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상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극적인 절충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날 당내 오찬 회동에서는 회의장 밖에서도 고성이 들릴 정도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민주당은 정부 기능을 중시하는 이념적 성향 때문에 공화당보다 ‘셧다운 위협’을 무기로 삼는 데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이번에 공화당을 강하게 견제하지 않으면 앞으로 2026년 예산 협상에서 머스크의 연방 정부 축소 계획을 저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상원 의원들은 자신들이 반대하는 공화당 임시예산안 처리에 협조하든지 아니면 트럼프 정부를 셧다운시켜야 하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민주당이 중도 성향 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없이 예산안을 처리하려면 찬성 60표가 필요하다. 전체 100명의 상원의원 중 공화당은 53명이지만, 랜드 폴 의원(켄터키)이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민주당 상원의원 8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