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소 기업 한곳에…세계 최대 수소 전시회 ‘H2 MEET 2022’ 개막

by박순엽 기자
2022.08.31 16:04:18

SK·포스코·두산·효성·코오롱 등 대표 수소 기업 나서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 가치사슬 구축 전반 소개
고려아연 ‘그린수소’·효성 ‘액화수소’ 등 내세워 관심
한 총리 “수소 생태계 탄탄히 구축…세제 지원 검토”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세계 최대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2’(H2 Mobility Energy Environment Technology·옛 수소모빌리티+쇼)가 31일 막을 올렸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H2 MEET는 전 세계 수소 산업 생태계와 기술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수소 전문 전시회로,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엔 총 16개국의 241개 수소 관련 기업·기관이 참가해 지난해보다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 나선 SK·포스코·두산·효성·코오롱·애경·고려아연 등 국내 대표 수소 관련 기업들은 일제히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이라는 청사진을 들고 나섰다. 이들은 수소 생산과 저장·운송·활용 분야별로 나눠 각 기업이 국내·외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전시관을 꾸렸다.

‘H2 MEET 2022’ 포스코그룹 전시관 수소시너지존에 전시된 수소환원제철 모형 (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포스코(005490)·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포스코건설 등 6개 그룹사가 참여해 수소 가치사슬 전반을 뽐냈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2050년까지 수소 700만톤(t) 생산체제를 갖춘다고 발표한 만큼 고온에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고온수전해 기술, 암모니아 크래킹(분해) 기술 등 다양한 수소 생산기술을 관람객에게 소개했다.

여기에 더해 △포스코건설의 수소사업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수행 역량을 살펴보는 수소플랜트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CCS(탄소 포집·저장) 사업개발 현황 등을 엿보는 CCS·해외인프라존 △수소 운송·저장에 쓰일 포스코 강재 기술을 소개하는 수소강재존 △포스코에너지의 수소혼소 발전 계획을 알아보는 수소활용존으로 경쟁력을 내비쳤다.

‘H2 MEET 2022’ SK E&S 전시관에 설치된 수소 지게차 (사진=박순엽 기자)
SK그룹은 SK E&S의 수소 사업 청사진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SK E&S는 ‘SK E&S가 주도하는 수소 미래’(Hydrogen Future Powered by SK E&S)라는 문구를 내걸고 다양한 수소 생산 저장·운송·활용 방식을 선보였다. 전시장 한편엔 블루수소 생산의 핵심 기술인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SK E&S는 그동안의 벌여온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역량을 소개하는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인천에 세계 최대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알렸다. 친환경 수소 물류센터를 재현한 뒤쪽 전시장에선 지난 4월 두산밥캣과의 업무협약 이후 연구·개발돼 최초로 공개한 수소 지게차와 파트너사인 플러그파워의 차량용 수소연료전지, 수소충전기 등이 전시됐다.

관람객들은 어떠한 환경오염 없이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운송해 활용하겠다는 기업들의 청사진에 놀라면서도 수소 산업이 가져올 미래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대학생 조모(22)씨는 “관련 학과에서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국내 기업들이 관심을 두는 수소 분야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며 “장래 진로를 결정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H2 MEET 2022’ 고려아연 전시관에 설치된 그린수소 가치사슬 모형도 (사진=박순엽 기자)
일부 기업은 수소경제의 가치사슬을 아우르는 사업들을 준비하면서도 특정 키워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려아연(010130)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하는 ‘그린수소’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그린수소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 그린수소를 국내에 들여오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효성(004800)은 기체수소보다 저장·운송이 편리한 ‘액화수소’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걸었다. 효성은 내년 완공 예정인 효성중공업(298040)의 액화수소플랜트 건립 현황을 소개하는 동시에 현재 연산 1만3000t 규모에서 3만9000t으로 생산 능력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또 수소 연료 탱크에 적용된 효성티앤씨(298020)·효성첨단소재(298050)의 기술력도 관람객들에게 공개됐다.

‘H2 MEET 2022’ 세아 전시관에 전시된 수소 관련 강재 개발 현황 안내도 (사진=박순엽 기자)
두산(000150) 전시관에선 수소와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연료전지시스템 ‘트라이젠’과 섭씨 800도 이상 고온에서 작동하는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가 중심에 자리했다. 이 밖에도 코오롱(002020)·현대제철(004020)·세아·애경케미칼(161000) 등 다양한 철강·화학 기업들의 전시관에선 수소 산업 가치사슬에 쓰일 소재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이날 전시관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기업들의 수소 사업계획에 화답하듯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총리는 “수소 생산·유통·활용 전 주기에 걸친 수소경제 생태계를 탄탄히 구축하겠다”며 “투자와 기술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개혁하고 법령이 미비한 분야는 조속 정비하는 한편, 금융·세제 지원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