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콘텐츠 플랫폼 바람..네이버·벅스·팟빵 新삼국지
by김유성 기자
2017.07.06 14:45:22
오디오클립, 네이버 내 서비스로 성장중..AI 스피커 대비
팟빵, 플랫폼 서비스화 시동 → NHN벅스 '팟티' 된서리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동영상에 이어 오디오콘텐츠에도 플랫폼 바람이 불고 있다. 누구나 만들어 공유하던 팟캐스트 방식에서 유튜브나 아프리카TV와 같은 플랫폼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는 것. 인공지능(AI) 스피커의 보급도 오디오콘텐츠의 플랫폼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팟캐스트 시장 강자로 음성콘텐츠 호스팅을 했던 ‘팟빵’은 자체 플랫폼 강화에 나섰다. 팟빵은 유료 팟캐스트 호스팅 사업을 무료로 전환했다. 네이버(035420)는 지난 1월 오디오클립을 출시해 순항중이다. 오디오클립은 네이버TV, 네이버 포스트처럼 네이버 안의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로 성장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181710)의 음원서비스 NHN벅스(104200)는 지난 2월 팟캐스트 플랫폼 ‘팟티’를 출시했다. 팟빵 등 외부 팟캐스트 RSS(구독주소)를 끌어와 소개하는 정도였던 팟티는 자체 콘텐츠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오디오콘텐츠 플랫폼화의 선두주자는 네이버다. 지난해 12월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오디오콘텐츠 사업에 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네이버는 ‘오디오클립’을 출시했다. 오디오클립은 네이버 내 ‘가두리 양식장’과 같은 서비스다. 블로그나 카페처럼 네이버 플랫폼 안에서 콘텐츠가 유통된다.
네이버는 음성 인식, 음성 합성 등의 기술도 개발중이다. AI 스피커 대중화를 대비한 포석이다. 집안에서 소리로도 네이버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팟빵은 지난달 27일 기존 사업 체계를 바꿨다. 먼저 팟빵은 월 9900원씩 받던 팟캐스트 호스팅 사업을 무료로 전환했다. 동영상도 하루 2회(30분 이내)로 제한했지만 무료로 업로드 할 수 있게 했다. 팟빵은 서버 운영비의 일부를 음성·동영상 호스팅비로 충당했는데 호스팅비 포기는 회사의 운명을 건 모험인 셈이다.
대신 팟빵은 RSS(구독주소)를 폐쇄형으로 전환했다. 팟빵 이용자들은 팟빵 앱이나 웹사이트 안에서 팟빵에 업로드된 콘텐츠를 듣고 볼 수 있다. 외부 공유는 팟빵 플레이어를 통해 가능하게 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링크 주소를 공유하는 팟캐스트식 유통 구조를 버린 것이다.
김동희 팟빵 대표는 “AI 스피커 등 음성 콘텐츠를 들을 수 있는 디바이스가 많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기존 사업 모델로는 수익 배분, 저작권 등에 있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큰 성장을 위해 결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HN벅스의 팟티는 5일 자체 콘텐츠 채널 숫자가 1300개를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용자들이 팟티 플랫폼에 올린 팟캐스트 방송 수다. 관련 업계에서는 NHN벅스가 기존 음원 서비스와 팟캐스트 서비스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팟빵의 플랫폼 변신은 기존 팟캐스트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팟빵은 국내 팟캐스트 호스팅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팟티 같은 후발 팟캐스트 큐레이션 업체들은 팟빵의 RSS를 끌어다 서비스했다. 팟빵이 RSS 공유를 제한하면서 팟티의 팟캐스트 서비스 상당 부분도 중단됐다.
다만 팟빵은 ‘몽팟’ 등 스타트업 규모의 큐레이션 서비스에는 예외를 뒀다. 애플 아이튠즈도 팟캐스트 허브인 점을 고려해 RSS 링크를 허용했다. 그럼에도 팟빵은 팟티가 ‘프리라이딩(free riding)’을 해왔다는 입장이다. 팟티가 NHN엔터테인먼트라는 대기업 서비스라는 생각 때문이다.
NHN벅스는 아직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NHN벅스는 이번 일을 자체 팟캐스트 플랫폼 강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