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부·영란銀, 집값 급등에 우려..모기지지원 줄일듯

by이정훈 기자
2013.12.23 21:15:27

케이블 산업장관 "상황 달라져..모기지지원책 재검토"
베일리 영란銀 부총재 "모기지 지원심사 강화할수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영국 정부 고위 관료와 영란은행 부총재 등이 동시에 치솟고 있는 주택가격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가계의 주택 구입을 늘리기 위한 영국 정부의 모기지대출 지원 제도가 축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빈스 케이블 영국 산업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BBC 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정부가 가계의 모기지대출을 지원해 주택 매입수요를 늘려온 ‘헬프 투 바이(Help to Buy)’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빗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자유민주당 소속 의원은 케이블 장관은 ”우리는 확실히 이를 다시 검토해봐야할 필요가 생겼다“며 ”이 제도를 도입할 당시와 지금 상황은 아주 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 영국에서는 정부가 ‘헬프 투 바이’ 지원제도를 도입한 이후 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자 집값이 뛰고 있다. 실제 영국의 주택가격지수는 지난달에 10여년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고 런던 집값이 올해 8%에 이어 내년에는 11% 더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케이블 장관은 “런던과 남동부 지역에서 특히 집값이 크게 뛰고 있다”며 “신용 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에 대해 아주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도 “지금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아직까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영국 경제는 물론이고 파운드화 절상을 야기해 제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그러나 지금처럼 장기간 저금리를 이어갈 경우 주택가격 상승세는 통제권을 벗어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날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부총재도 텔레그라프지와의 인터뷰에서 “영란은행은 주택가격 상승세를 매우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며 “잠재적인 주택 구매자가 모기지대출을 반드시 받을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테스트 과정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국 파운드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런던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는 달러화대비 0.1% 상승한 1.6352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장중 한때 1.6484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지난 2011년 8월 이후 2년 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