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달군 메타코미디, 세종문화회관行…"예술 장르로 인정받아 기뻐"
by김현식 기자
2024.07.15 16:08:59
세종문화회관 '싱크넥스트 24' 참여
공공극장 최초 정식 코미디 공연 개최
8월 15~17일 '코미디 어셈블'…빵송국 등 출연
"만담·스탠드업 코미디 매력 알릴 것"
| 왼쪽부터 이재율, 김동하, 대니초, 곽범, 정영준 메타코미디 대표(사진=메타코미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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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코미디가 예술 장르로 인정받게 되었다는 기쁜 마음을 안고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웃음을 유발하는 다채로운 콘텐츠로 SNS와 유튜브를 달구고 있는 코미디 레이블 메타코미디가 세종문화회관에 입성한다. 8월 15~17일 사흘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종문화회관의 시즌제 공연 ‘싱크 넥스트 24’ 일환으로 관객과 만난다. 공공극장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정식 코미디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정영준 메타코미디 대표는 15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공연장인 메타코미디클럽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감사하게도 먼저 참여 제안을 주셨고, 저희의 쇼를 더 많은 분께 알릴 기회라고 판단해 합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메타코미디에는 인기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이들을 포함한 다수의 개그맨 및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돼 있다. ‘코미디 어셈블’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여는 ‘싱크 넥스트 24’ 공연에는 만담과 스탠드업 장르에 특화된 이들이 무대에 오른다.
스낵타운(이재율, 강현석), 유스데스크(유영우, 구정모), 보따(김원식, 조다현), 플러스마이너스(김영구, 김진경), 빵송국(곽범, 이창호), 대니초, 김동하, 손동훈, 송하빈, 이제규, 코미꼬 등이 출연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들이다.
정영준 대표는 “매주 진행 중인 메타코미디 오프라인 공연에서 검증이 된, 저희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을 무대에 올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곽범은 “선배들에게 ‘예술극장에선 코미디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왔기에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색다른 시도가 돋보이는 공연으로 시간의 예술인 코미디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국 국적자인 대니 초는 “미국 사람이라 세종문화회관이 그렇게 퀄리티 있는 곳인지 잘 몰랐다”고 웃으며 “최근 뉴욕 카네기홀도 코미디 장르에 문을 열었는데 한국에서도 기회가 생긴 만큼 ‘찐’(진짜)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5년생부터 관람 가능한 성인용 공연이자 주류 반입이 가능한 공연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정영준 대표는 “관객 분들이 실제 코미디클럽을 찾아 공연을 즐기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저희의 공연장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놓는 것을 연출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19세 이상 관람가이지만 공공극장에서 이뤄지는 공연인 만큼 수위 조절에도 힘쓰고 있다.
정영준 대표는 “세종문화회관 측에서 별도로 검열을 하고 있진 않지만, 세종문화회관의 팬분들에게 큰 불편을 드리지 않을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동하는 “유튜브 콘텐츠에 ‘왜 욕을 하냐’ ‘왜 야한 얘기를 하냐’ 같은 댓글이 달리곤 한다. 그런 걸 보면 코미디를 향한 불편한 시선이 많다고 느낀다”며 “영화는 되는데 코미디는 안 될 이유가 없지 않나. 웃기기 위한 수단으로 여러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는 당부의 말을 보탰다.
곽범은 “빵송국은 공연 날이 8월 15일이라 준비가 더 어렵다”는 말로 폭소를 유발한 뒤 “광복절의 의미와 한글의 재미를 공연에 담아볼까도 생각해보고 있다”고 했다.
메타코미디 소속인 피식대학(정재형, 김민수, 이용주)의 지역 비하 논란 여파가 완벽히 사그라들지 않은 가운데 공연 개최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은 공교롭다.
관련 물음이 나오자 정영준 대표는 “지금의 상황을 (피식대학 일원들과) 같이 목도하고 견디며 어떻게 소화해나갈 것인가 논의 중에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싱크넥스트 24’ 참여는 해당 논란이 불거지기 이전에 결정된 것이기에 “우리의 코미디를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영준 대표와 출연진의 공통된 목표는 이번 공연으로 만담과 스탠드업 코미디의 매력을 더 널리 알리는 것이다.
이재율은 “만담을 굉장히 사랑한다. 일본과 달리 한국은 명맥을 잇지 못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만담을 좋아하는 DNA가 있다는 걸 공연하면서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종문화회관이라는 큰 확성기를 통해 많은 분께 만담의 매력을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정영준 대표는 “해외에서 온 스탠드업과 한국의 만담을 동시에 소개하면서 코미디의 다채로움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개인적 목표이자 메타코미디의 목표는 언젠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코미디 공연을 올리는 것이다. 이번 공연이 목표로 향하는 첫 발자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