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자영업자, 국회 앞 2천명 집결…"최저임금 동결"

by이유림 기자
2024.06.25 16:24:43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시한 이틀 앞
소공연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대회
"최저임금 1만원 땐 줄파산·줄폐업" 울분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기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25일, 소상공인·자영업자 2000여명이 국회 앞에 집결했다. 이들은 고물가·고금리와 경기침체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인상되면 지불 능력이 없는 영세 업종은 줄파산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25일 오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소상공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관련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상공인연합회 전국 17개광역지회 회원과 업종단체 회원 등 2000여명은 이날 국회 앞에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 △업종별 구분적용 도입 △주휴수당 폐지 등을 요구했다. 지난 7년간 52.4% 치솟은 최저임금 때문에 영세 소상공인은 직원 한 명 두기도 어려워졌고 저숙련 노동자들은 일자리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노베이션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 6일부터 31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1000개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3%가 최저임금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시 신규채용을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59.0%, 기존 인력을 감원하겠다는 응답은 47.4%로 나타났다.

이날 단상에 오른 이선심 대한미용사회중앙회 회장은 “높은 최저임금 탓에 새 디자이너 양성이 힘들고 전국 수많은 미용 학생은 최저임금 장벽에 갈 곳을 잃고 있다”며 “전 세계에 K-미용을 전파하던 미용업 종사자들의 사기는 나날이 저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장은 “5성급 신라호텔도 최저임금밖에 못 주고 있다면 최하단에 놓인 소상공인 사업장은 어떤 지경이겠나”라며 “지불능력에 따른 업종별 차등적용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근로자는 하루 18시간씩 근무하면 죽는다고 하는데 정작 고용주는 16시간, 18시간씩 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결의문 낭독을 통해 “우리는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최저임금 수준을 규탄하며 최저임금 구분적용이 시행될 때까지 흔들림 없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오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소상공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소상공인에 대한 고용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기준 소상공인연합회장 직무대행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무인가게’와 ‘1인숍’이 크게 늘어났다”며 “차라리 정부에서 최저임금 결정에 참여해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명문화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노동계는 사상 처음 최저임금 1만원 돌파와 함께 현행 최저임금법 4조 1항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다’ 규정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결정된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으로 1만원까지 불과 140원 남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