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CES 2024’ 정의선 회장 등 총출동..“핵심은 SDV 전환”

by이다원 기자
2023.12.14 17:13:38

SDV 전환 앞세워 계열사·임직원 총출동
현대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전략 제시할 듯
현대차 SDV·기아 PBV 등 실차 공개
슈퍼널·모셔널·포티투닷도 핵심기술 선봬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2024’에 참석해 역대급 규모의 전시관을 꾸린다. 미래 모빌리티 혁신기술과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자동차산업의 핵심 키워드인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집중 조명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2년 만에 행사장을 찾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각 계열사 대표이사와 주요 임직원만 수백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1월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를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새해 메시지에서 “2023년을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의 한 해로 삼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차그룹)
14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릴 CES 2024에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총출동한다.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현대모비스(012330) 등 그룹 주요 계열사는 각자 단독 부스를 차리고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 관련 기술과 제품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미국법인인 ‘슈퍼널’, 미국 앱티브와 합작한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인 포티투닷(42dot) 등도 합류해 핵심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ES 2024에서 현대차그룹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SDV로 꼽힌다. SDV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편의 기능뿐만 아니라 장치까지 관리·제어하는 차량을 말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전 차종을 SDV로 전환해 모빌리티 혁신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SDV를 통해 완성차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소프트웨어, 서비스까지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1월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를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 장재훈 현대차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송호성 사장(오른쪽에서 첫번째), 박정국 연구개발본부 사장(오른쪽에서 네번째), 송창현 TaaS본부 사장(오른쪽에서 다섯번째)이 사업 방향성 및 비전을 공유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SDV 전략은 CES 2024에서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회장을 비롯해 송창현 현대차 SDV본부장(사장)이 직접 현장에서 관련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통합형 운영체제(OS) 등 핵심 기술이 공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차세대 OS는 자동차 동력계·전자장비(전장)부터 차량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플랫폼의 핵심 기술로 SDV 전환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그룹 SDV 전환의 전진 기지이자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의 축인 포티투닷(42dot) 대표를 겸하고 있는 송 사장이 앞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차량을 개발해야 한다”며 차량 개발의 방법론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한 만큼 현대차그룹 SDV 전략이 ‘전환기’를 맞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포티투닷은 현대차 부스에서 SDV 관련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 CES 2024 티저 이미지. (사진=기아)
5년 만에 CES를 찾는 기아는 목적기반차량(PBV) 실차를 최초로 공개하고 단계별 로드맵과 사업 전략을 구체화한다. SDV 기반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핵심 사업으로 PBV를 점찍은 기아가 본격적인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는 것이다.



기아는 중형 PBV 콘셉트카 3대, 대형 PBV 콘셉트카 1대, 소형PBV 콘셉트카 1대 등 총 5대의 PBV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용도에 따라 라이프 모듈을 바꾸는 기술인 ‘이지스왑’(Easy Swap), 다양한 크기의 차체를 조립해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다이나믹 하이브리드’(Dynamic Hybrid) 등 관련 기술도 전시한다.

현대모비스가 CES 2023에서 공개한 미래형 PBV 콘셉트‘엠비전 TO’. (사진=현대모비스)
올해 CES에서 미래형 PBV 콘셉트카 ‘엠비전 TO’를 공개해 이목을 끈 현대모비스는 내년 참관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실증차를 전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 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한 독립 조향장치 ‘e-코너 모듈’, 주행 정보를 글자나 도형으로 전방 노면에 빛으로 쏴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차세대 헤드램프 등 현대모비스의 신기술이 접목된 차가 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한 단계 업데이트한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혁신 제품·기술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부품을 넘어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차량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계획도 이행 중이다. 그룹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회사인 ‘슈퍼널’은 CES 2024에서 단독 부스를 차리고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시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SDV 전환을 축으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역대급’ 참관단을 미국에 파견키로 했다. 한 그룹 관계자는 “올해 그룹 내 임직원 참관단 규모가 수백명 수준으로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위한 대비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