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도 경기침체 직격탄…삼성전기·LG이노텍 '어닝쇼크'(종합)

by최영지 기자
2023.01.25 17:12:05

국내 양대 부품사, 작년 4Q 나란히 실적악화
LG이노텍, 영업익 1699억원…전년比 60%↓
삼성전기, 영업익 1012억원…전년比 68%↓
"IT 수요 부진+주요 공급망 생산차질 악재"
"전장용 부품·플랫폼 모델 집중…수익개선"

[이데일리 최영지 이다원 김응열 기자] 전 세계적인 전자기기 구매수요 둔화로 국내 부품업체들의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전자업계 중 가장 먼저 지난해 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삼성전기(009150)와 LG이노텍(011070)은 실적 부진의 이유로 글로벌 경기 둔화를 꼽으면서도 성장세를 보이는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 등을 공략하는 한편, 고성능·플랫폼 부품 판매 확대 등 실적개선 전략을 내놨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25일 삼성전기는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9684억원, 영업이익 101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68% 줄어든 것으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매출(2조912억원)·영업익(1425억원)을 하회했다. 작년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9조4246억원, 영업이익 1조182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대비 매출 3%, 영업익 20%가 감소했다.

어닝쇼크의 원인으로 삼성전기 핵심사업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사업 부진이 꼽힌다. 컴포넌트 부문의 4분기 매출은 833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 감소했으며, 광학통신솔루션 부문은 전분기 대비 27% 감소한 65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세트 수요 둔화 및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IT용 MLCC와 카메라모듈, BGA(모바일용 패키지기판) 등 주요 제품의 공급이 감소했다”고 했다.

반면 네트워크·전장용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공급 증가에 힘입어 서버용 패키지솔루션 부문 매출은 479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2% 성장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서버용 패키지기판을 필두로 고다층·미세회로 구현 등 차별화된 기술이 적용된 고부가 제품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콘퍼런스콜에서 전장, 서버 등 성장세를 이어가는 시장에 집중함으로써 전장용 MLCC, 카메라모듈, 서버용 패키지기판 등 관련 사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1분기 매출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며 MLCC와 카메라모듈 등 투자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일하게 패키기기판의 경우 차세대 고부가제품 생산 증가를 위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투자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LG이노텍은 지난해 연간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놨다. 역시나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한 탓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5477억원, 영업이익 1700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0.4% 감소한 것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인 매출 6조5060억원, 영업이익 4112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중국의 봉쇄조치에 따른 주요 공급망의 생산 차질,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IT 수요 부진,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했다. 무엇보다 중국 내 아이폰 14 생산 차질로 인한 직격탄을 고스란히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아이폰14 생산량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폭스콘 공장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생산이 지체됐고 LG이노텍 역시 공장 가동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광학솔루션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5조63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고객사들이 신제품을 출시하며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3D센싱모듈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기판소재사업의 경우 수요 부진과 재고조정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8% 줄어든 39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장부품사업도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난 매출 4214억원을 기록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성장세에 따라 전기차용 파워와 조향용 모터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한 것이다.

LG이노텍은 올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제품·고객 구조의 정예화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 △플랫폼 모델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LG이노텍 본사 전경. (사진=LG이노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