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중대본, 코로나19 설 특별방역대책 '혼선'

by김경은 기자
2021.01.26 14:00:00

행안부, '사모임 금지 연장' 자료 배포해놓고 뒤늦게 문구삭제 헤프닝
중대본, 설특별방역기간 사모임 연장 여부 "아직 검토중"
"고속도로 통행료 유료 전환 검토" 문구도 삭제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사진=행안부 제공)
[이데일리 김경은 박경훈 기자] 설 특별방역기간 코로나19 방역 지침과 관련해 정부 부처간에 엇박을 내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오전 11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백브리핑 이후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7시께 배포했던 보도자료를 급히 수정해 재배포하는 헤프닝이 벌어졌다.

문제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소모임)를 설 특별방역기간에도 연장한다 내용의 방역 조치와 관련한 가장 민감한 사안을 번복했다는 점이다.

해당 보도자료는 이날 오후 2시 전해철 장관 주재로 열리는 ‘2021년 제1차 안전정책조정위원회’ 이후 발표될 예정이었다.

같은 내용을 놓고 이날 11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백브리핑에서는 “(5인 이상 소모임 금지 연장 여부와 관련) 지금 각 단체의 의견 수렴을 부처들이 하고 있고, 지자체와도 논의”이라며 “가급적 금요일(29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확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우리 전통 설 문화 등을 고려할 때 소모임 금지 연장 여부는 민감한 사안으로 협의를 거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대본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는 논의 중”이라며 “지자체에 소모임 금지를 유지해야 할지, 완화해야 할지, 폐지해야 할지 의견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요 사안을 두고 코로나19 방역 대응 주요 부처간 소통에 엇박이 난 것이다.



중대본 측은 이에 대해 “행안부 발표 내용은 파악이 안되서 (어떤 내용인지) 확인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 (사진=연합뉴스)
5인 이상 사모임 금지는 적어도 설 연휴까지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설 연휴에는 조치를 배제하는 방안 등이 나올 수는 있다. 이르면 이번주 금요일 발표될 전망이다. 설 특별방역기간은 설 연휴 전인 내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이다.

앞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25일) 브리핑에서 “지금까지의 확진자 (발생의) 가장 큰 특성 요인이었던 ‘개인 간 접촉’을 차단하는 데 있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처가 큰 효과가 있었다”면서 “그렇지만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우리 전통 설 문화 등을 고려할 때 연장 여부를 어떻게 할지가 현재 큰 고민이다. 관련 전문가, 생활방역위원회 의견을 들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행안부는 교통시설 이용과 관련해서도 △휴게소 실내 취식 금지 △철도 승차권 창가 좌석만 판매 △고속·시외버스는 창가좌석 우선예매 권고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기존에 들어갔던 ‘고속도로 통행료 유료 전환’ 방안을 검토한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이에 고속도로 통행료는 종전대로 무료로 이용하는 방안이 유지될 수 있어 보인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지침에 대한 17개 시·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자치단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지침을 수립할 예정이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설 연휴는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하여 특별히 그 중요성이 큰 시기인 만큼 각 기관별 방역대책 추진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2월에 시작 예정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줄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