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끝' 김기현·이재명 '민생' 외쳤지만…잼버리 文·尹 탓만(종합)

by이상원 기자
2023.08.07 17:45:43

김기현 “오로지 민생"…흉악범죄' 대책 논의
'신혼 페널티' 없도록…주택자금대출 기준 상향 검토
이재명 “민간 부채 심각…'배드뱅크' 설치해야”
정쟁 자제 외쳤지만…잼버리 사태에 '네 탓 공방'

[이데일리 이상원 이수빈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휴가에서 복귀한 7일 한목소리로 민생을 외쳤다. 김 대표는 ‘묻지마’ 흉악 범죄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자 현장을 방문했고, 이 대표는 국가 부채 해결을 위한 ‘배드뱅크’ 설치를 주장했다. 여야는 민생을 시작으로 입을 뗐지만 결국에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책임을 서로에 전가하며 ‘남 탓 정쟁’을 벌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강력범죄 대책 마련 점검차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일어난 ‘묻지마 범죄’ 사태와 폭염 피해, 태풍 ‘카눈’ 북상 소식을 거론하면서 “국리 민복의 시작은 국민이 먹고 사는 것을 챙기고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여기에 여야가 있을 수 없고 정쟁이 개입돼선 더욱 더 안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당초 일정에 없던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현장 방문 간담회를 열고 강력 범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고 그 점에서 필요한 것을 당정에서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며 흉악범죄 처벌과 관련 ‘가석방 없는 종신형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 대표는 이르면 10일 신혼부부에 대한 주택자금 특례대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국민의힘 청년정책네트워크특별위원회는 김 대표에게 정부 주택자금 특례대출을 받을 때 신혼부부에게 적용되는 연소득 기준을 7000만원 이하에서 상향하는 내용을 보고했다. 현재 청년 1인 가구의 경우 연소득 조건이 6000만원 이하여서 신혼부부에게 이른바 ‘결혼 페널티’가 적용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위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결혼 페널티를 완화하기 위해 주택자금 특례대출 기준 소득을 높여야 한다는 데 김 대표도 동의를 했다”면서도 “9000만원이 될 수도 있고 1억2000만원이 될 수도 있지만 기획재정부와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한 공세도 멈추지 않았다. 김 대표는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자 발생에 준비 부실 논란까지 빚은 잼버리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책임을 부각했다. 그는 “잼버리 유치가 확정된 것은 2017년 8월 문재인 정권 시절”이라며 “국익이 걸려있는 대규모 국제 행사 도중에 문제 해결을 돕기는커녕 도리어 문제를 확대시키고 정쟁의 도구로 삼는 민주당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은 기간 참여한 청소년들이 한국에서 좋은 경험과 추억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이재명 대표는 민간 부채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윤석열 정부의 경제 대책을 촉구했다. 부채 해결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재정지출을 늘리고 부실채권을 처리하는 ‘배드뱅크’ 설치를 재차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가계와 기업을 포함한 민간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24%, 무려 4833조원에 달한다고 한다”며 “설상가상으로 정부의 가계대출 완화 정책 때문에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3개월 연속 폭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의 부채 증가 문제는 이자율이 높아 가계에 치명적이다. 부채발(發) 경제위기가 현실화 하는 중으로 부채 위기가 폭발하기 전에 뇌관 제거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제안한 ‘배드뱅크 기금 설치법’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 추경을 하자는 소리가 듣기 싫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피력했다.

이 대표 역시 잼버리 대회와 관련해 정부의 컨트롤타워 부재를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폭염은 예상됐던 것이고 그러면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실제 문제가 발생하니까 남 탓하고 사건 축소에만 급급한 것 같다”면서 “국격이 더 이상 추락하지 않도록 정부가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민주당은 ‘노인 비하’ 논란에 따른 혁신위원회 신뢰 상실,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수사 본격화에 이어 이 대표 본인의 사법 리스크까지 커지면서 민생 행보에는 한발 늦어진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 내홍은 민생과 별개로 총력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급한 불을 먼저 끄면 민생 동력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