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략 분야 성장 위해 식음료 등 일부 산업 IPO 제한”

by김윤지 기자
2023.01.09 16:49:00

FT, 소식통 인용 보도
CSRC, 식음료·코로나 검사 업체에 '적신호'
"IT 등 전략적 육성 분야 자금 조달 목적"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금융당국이 전략 분야 성장을 위해 일부 산업의 기업공개(IPO)를 제한할 예정이라고 9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사진=AFP)
FT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식음료, 주류, 교육, 장례, 종교, 코로나19 검사 관련 기업들에 대해 상하이, 선전 등 본토 증시 상장을 금지하는 ‘적신호’ 상태를 부여했다고 최근 금융기관에 안내했다. 의류 및 가전제품 분야에 속하는 기업들은 ‘황신호’ 상태로, 심사 단계에서 엄격한 검토를 적용하도록 했다.

소식통은 “CSRC가 기술 자립과 경제 성장을 추진함에 따라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문에 돈을 쏟아 부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중국이 재무 성과에 관계없이 정보 정부기술(IT) 및 첨단 제조와 같은 국익 산업에 IPO 자금을 투입하기를 원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수익이 아니라 국가 정책 의제에 따르는 것이고, IPO 또한 예외없이 국익에 부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FT는 이 같은 상장 지침에 대해 중국이 ‘제로 코로나’에서 벗어나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부동산 부문에 대한 주식 자금 조달에 대한 통제를 완화함에 따라 IPO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부진했던 미국 IPO 시장과 달리 중국에선 428개 기업이 상하이와 선전 증권 거래소 상장을 통해 5870억위안(약 107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윈드에 따르면 현재 760개 기업이 IPO를 추진 중이다. 이중 일부는 최근 상장 지침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홍콩 매쿼리 그룹의 래리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는 증시가 시장 기반이 아닌 당국이 정책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상장 지침 변경을 두고 개인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노력으로 해석했다. 한 IB 관계자는 “식음료 분야의 IPO 제한은 경제 둔화로 인해 부채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일 수 있다”면서 “엄격한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가 폐기되면서 코로나19 검사 업체의 상장도 권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CSRC의 IPO 심사에 있어 핵심은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