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미혼 절반은 캥거루족…"고용불황, 주택비 상승 영향"
by장영락 기자
2021.03.30 14:40:05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30대, 이른바 캥거루족이 미혼 인구의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플러스 2021년 봄호에는 30대 미혼 인구 현황에 대한 자료가 공개됐다.
통계에 따르면 30대 미혼 인구 가운데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은 54.8%나 됐다. 결혼 연령이 늦춰지고 주거 고용 불안이 이어지면서 독립을 늦추는 30대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통계개발원은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를 바탕으로 20~44세 미혼 인구 세대 유형을 조사해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
연령집단별로 보면 30∼34세 중 부모와 동거하는 사람이 57.4%, 35∼39세는 50.3%로 집계됐다. 40∼44세의 경우 미혼 인구의 44.1%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20∼44세) 미혼 인구 전체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사람 비율은 62.3%였다.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인구의 경우 42.1%가 비취업 상태로 집계됐다. 취업자 비율은 57.9%로 나타났다.
반면 독립한 청년 1인 가구는 취업자 비율이 74.6%로 부모와의 동거에 취업 등 경제적 자립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계발원은 “청년층 고용 불황이 지속되고 주택 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 세대에게서 경제적·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캥거루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혼에 대한 인식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부정적이었다.
지난 2018년 조사 기준 30∼44세 미혼 여성 가운데 61.6%는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응답했다. 같은 응답을 한 남성은 45.9%로 여성보다 15.7%포인트나 낮았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응답한 여성 비율도 15.5%로 남성(6.4%)보다 높았다. 여성의 경우 전문직이거나 고학력일수록 미혼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발원은 “최근 결혼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청년층 비혼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남성은 경제적 요인, 여성은 일·가정 양립을 각각 부담으로 꼽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