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6.08.17 14:13:1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일본 섬유업체 도레이와 미국 우주 벤처기업 스페이스엑스(X)가 손을 잡는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레이가 스페이스X의 우주선과 로켓에 쓰이는 탄소섬유를 장기적으로 공급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금액은 약 2000~3000억엔에 이른다.
공급기간이나 가격 등 상세한 조건은 조금 더 협상을 벌인 후, 양사는 올 가을무렵 최종 합의에 이를 전망이다.
도레이는 탄소섬유시장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변형에 강하고 가벼운 항공기용 탄소섬유를 개발해 이름을 떨쳤다.
도레이 측은 기존 스페이스X의 항공기나 우주선에서 주로 쓰이던 알루미늄보다 더 강하고 가벼운 탄소섬유를 공급할 전망이다. 스페이스X의 기체를 더 가볍게 해 적재 화물량을 늘리고 수송비용을 줄이겠다는 것.
도레이는 이번 스페이스X 장기공급계약을 계기로 본격적인 우주분야 사업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미 도레이는 올해 회계연도(2016년 4월~2016년 3월) 탄소섬유 매출이 지난해보다 2% 증가한 1900억엔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바 있다. 이 중 절반은 항공우주 분야가 차지할 전망이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는 활발하게 우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올해 중으로 대형 로켓 ‘헤비’를 시험발사한다. 또 내년에는 위성을, 2018년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무인화성탐사기도 쏘아올린다.
이 외에도 대형발사로켓 ‘BFR’, 화성용 유인·수송비행용 우주선 ‘레드 드래건’ 등도 개발 중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여행이나 물자수송, 자원개발 등 우주 개척에 관한 새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소재산업에서 강점을 가진 일본 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좋은 여건이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