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4.12.18 15:36:03
BBB+이하 회사채 부족으로 공모형 펀드 추가 자금 안받아
"담을만한 채권 없다..하락압력에 그룹리스크도 수두룩"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제일모직(028260)이 상장과 동시에 공모가의 200%인 시초가를 기록했다. 이에 일반투자자도 손 쉽게 공모주에 투자할 수 있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로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BBB+ 회사채 물량 부족 탓에 공모주 투자는 아직도 어려운 상황이다.
1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공모형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75%. 같은 기간 채권형펀드의 수익률(4.24%)은 물론 주식형펀드의 수익률(-4.90%)을 훨씬 웃도는 성과다.
분리과세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등급 BBB+ 이하의 회사채나 코넥스 시장에 총 자산 30% 이상을 투자할 경우 공모주 전체 물량의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올들어 쿠쿠전자, 삼성SDS, 제일모직 등 초대박 IPO가 잇따라 나오며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금융당국은 올해 말까지로 예정됐던 분리과세하이일드 펀드의 공모주 10% 우선배정권과 분리과세 혜택에 대해 내년 말로 연장했다. 뿐만 아니라 내년 초에도 롯데정보통신이 상장을 준비 중인 가운데 LG CNS, 이노션의 상장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에 신규로 노크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는 것.
그러나 공모펀드에서는 추가 자금 유입을 받고 있지 않는 상태다.
4000억원대 공모형 하이일드 펀드를 운용하는 흥국운용은 이미 이달 초 추가 자금 유입을 막은 바 있다. 제일모직 공모주로 인한 수익률이 희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흥국운용 측은 “제일모직 상장이 완료됐지만 여전히 BBB+ 채권 확보가 어렵다”며 “회사채 시장 크기의 한계 때문에 판매 재개는 어려운 상황이며 물량이 확보되면 추후 다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형 하이일드펀드를 다수 내놓은 자산운용사 역시 공모형 펀드 출시는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이자산운용 측은 “공모형 펀드 출시 여부도 검토를 했지만 한 자산에 10% 이상 투자하지 못하는 ‘10%룰’때문에 포기했다”며 “BBB+ 회사채의 물량이나 만기 시 매칭 문제를 감안하면 투자자들의 요청이 있을 때 사모형 펀드를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현재 BBB+ 이하 등급을 받은 회사채는 전체 시장의 22% 수준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은 투자할 만한 곳은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이랜드리테일이나 노루페인트, 한솔아트원제지 등 BBB+ 등급 회사채 중 일부 상품에 매기가 몰린 바 있다. 반면 BBB+ 중에서도 그룹 리스크가 있는 금호아시아나, 현대로지스틱스는 상대적으로 냉대 받았다.
박정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그나마 BBB+급은 낫지만 BBB0만 돼도 아직 회복세가 요원한 건설이나 해운업체들이 대다수라 하락압력이 있다”며 “하이일드펀드로서는 금리 매력만 보고 적극적으로 편입하기는 어려운 처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