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글로벌 부채 경고음…"美 대규모 재정적자도 문제"

by장영은 기자
2024.10.21 15:29:19

G20 경제수장회의 및 IMF연차총회서 부채 문제 논의
美 적자규모 역대 3번째…무디스, 신용등급 강등 경고도
CRFB "트럼프 당선시, 적자폭 증가 2배 이상" 전망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을 거치며 눈덩이처럼 불어난 글로벌 부채에 대한 경고음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전례 없는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각국은 경기 부양을 위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폈고 전 세계적으로 부채가 급증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저성장과 급격히 불어난 공공부채가 세계 경제의 큰 장애물로 남아 이다고 밝혔다. (사진= AFP)


국제금융센터는 21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오는 23일 공개할 ‘재정점검보고서’에서 글로벌 부채의 위험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주 미 워싱턴DC에서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IMF-세계은행그룹(WBG) 합동 연차총회’가 열린다. 주요국 경제 수장들과 전문가들이 모이는 이번 회의에선 글로벌 부채 문제가 주요 이슈로 다뤄질 예정이다.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고 이 과정에서 풀린 방대한 유동성으로 인한 초(超)인플레이션을 수습하고 나자, 이젠 급격히 불어난 부채가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최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IMF 정례회의 개막 연설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와 함께 “늘어나는 공공부채로 경제 전망이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명목 성장을 끌어올려 부채 대비 국내총생산(GDP) 수준이 낮아진 후에도 국가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높은 공공부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IMF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세계 공공부채가 100조달러를 기록,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3%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10%포인트 높다. 오는 2030년까지는 세계 공공 부채가 GDP 대비 1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IMF는 “각국의 경험에 따르면 높은 부채는 부정적 충격에 직면했을 때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을 유발하고 예산 운용의 여지를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는 2024 회계연도 재정적자 규모가 1조833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당시였던 2020·2021 회계연도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큰 적자다. (사진= AFP)


특히 국금센터는 “미국과 중국 등 시스템 측면에서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부채 급증과 재정정책 불확실성은 전 세계적으로 자본조달 비용 상승과 GDP 대비 부채비율이 높은 국가의 위험 증가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18일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재정적자가 1조8000억달러를 웃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3번째로 많은 규모다. 그동안 가파르게 오른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이자 부담이 급증한데다, 국방·건강보건·연금 등 감축이 쉽지 않은 정부지출의 비중이 높다는 점은 미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 재정위기가 발생할 경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부채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국금센터는 진단했다.

글로벌 신용등급평가사(신평사) 무디스는 지난달 미국의 재정악화가 더 심해질 경우,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무디스와 함께 세계 3대 신평사로 꼽히는 피치는 지난해 8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2011년 8월 각각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까지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출 경우 3대 신평사에서 모두 최고 등급을 잃게 되는 것이다.

한편, 초당적 비영리기구인 ‘책임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실현되면 향후 10년 동안 재정적자가 7조500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공약이 달성될 경우엔 같은 기간 3조5000억달러 재정적자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