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中 맞춤형 수출 지원 나선다…신산업·소비재·친환경 ‘집중공략’
by김형욱 기자
2023.05.16 15:41:58
제2차 범부처 수출상황점검회의 개최
산업부, 대중국 수출확대 지원방안 발표
경제 분야 정부간 고위급 만남도 추진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 맞춤형 수출지원 방안을 추진한다. 반도체 경기 둔화로 작년 하반기 이후 대(對)중국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전기차나, 이차전지, 1인 가구 맞춤형 제품 등 신산업·소비재를 공략함으로써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와 제2차 범부처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대중국 수출확대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대중국 수출은 2021년 1629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558억달러로 4.4% 감소한 데 이어 올 1~4월 390억달러로 전년대비 29.0% 격감한 상황이다. 세계 경기 침체로 중국의 IT제품 수출이 부진하면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같은 중간재 대중국 수출도 덩달아 부진한 상황이다. 중국이 올 초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해재하며 경제 활동을 재개(리오프닝)했으나 미·중 갈등 가운데 회복 속도도 예상보다 더딘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우선 제조업 분야에서 전기차와 이차전지, 바이오헬스를 3대 대중국 수출 신성장 분야로 정하고 맞춤형 전략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 확대에 맞춰 기아 EV5 같은 중국시장 특화 전기차를 필두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는 동시에 7월 우한에서 열리는 중국 자동차부품 박람회에서 수출상담회를 열고 한국의 전기차 부품 현지 공급 확대를 모색한다.
이차전지 기업은 중국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개발을 통해 중국 전기차 공급망 참여 확대를 꾀한다. 한국 배터리 기업은 지금까지 고성능 배터리인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아 중국과 경쟁해 왔으나 CATL 같은 중국 배터리 기업이 LFP 배터리 시장을 키우며 한국도 LFP 시장 진출을 공언한 상황이다. 정부는 또 중국 고령화 추세에 맞춰 중국 각지에서 열리는 의약품·의료기기 전시회의 한국 기업 참여를 지원해 중국 시장 진출을 지원키로 했다.
| 기아가 지난 3월 ‘기아 EV 데이(KIA EV Day)’에서 공개한 EV6 GT, 콘셉트 EV5, 콘셉트 EV9. (사진=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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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판로 개척을 통해 중국 소비재 시장의 문도 두드린다. 한국은 2010년 중반부까진 중국 내 한류에 힘입어 현지 소비재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해왔으나 2016년 국내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과 그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 중국산 제품의 품질 개선 등이 맞물리며 현재는 중국 소비재 시장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싱글, 엔젤, 레저, 웰빙 같은 중국 현지의 최신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1인 가구 맞춤형 소비재나 프리미엄 유아용품, 한류를 활용한 패션의류 판로 개척에 나선다. 퍼스널 헬스케어나 캠핑용품, 애완용품 수출 확대도 지원한다. 8월의 중원절과 9월의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식품 판촉 확대도 꾀한다. 하반기 중 한일중 문화콘텐츠산업포럼을 열어 게임이나 방송, 음악, 영화, 애니메이션 수출 확대도 추진한다. 중국 정부의 디지털화·그린화 정책에 발맞춰 산업용 로봇과 통신, 소프트웨어, 스마트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기자재, 수소건설기계, 녹색가전 등 수출 확대도 모색한다.
정부 간 고위급 경제 만남도 추진한다. 중국 전문가들은 정부가 한미일 동맹에 치중하느라 상대적으로 최대 경제 협력국인 중국과의 경제 교류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해 왔다. 산업부는 중국 공신부와의 한·중 산업장관회의 개최와 중국 상무부와의 한중 투자협력위원회·통상장관회담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산업부는 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 수출과 해외진출 규모를 2030년까지 각각 5조원과 10조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담은 재생에너지 산업 수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한국 재생에너지 수출 규모는 연 2조6000억원이다. 태양광·풍력을 중심으로 국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발굴하고, 풍력발전의 핵심인 터빈 선도기업 국내 투자 유치로 산업 생태계 내재화를 추진키로 했다. 또 범정부 차원에서 전기차와 양극재,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굴착기, 라면, 스마트팜, 김 등 30개 수출 유망 세부품목을 선정해 정부 수출 지원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등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으로 수출 여건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역적자와 수출 부진에서 조기에 벗어나려면 모든 부처가 더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수출) 유망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확대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범부처 수출상황점검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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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부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리간제 중국 산둥성 당서기가 지난해 11월 ‘한·산둥성 경제통상협력 교류회’를 계기로 화상 면담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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