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국·과장급 3명 인수위 파견…`금정라인` 강세

by황병서 기자
2022.03.21 15:09:09

금융위 2명·금감원 1명, 인수위 경제1분과 파견
권대영 국장·이동훈 전과장, 총량규제 진두지휘
`금감원 공채 1기` 김형원 총괄팀장도 파견
`금정라인` 여전한 강세…인수위 두 간사와 호흡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금융당국에서 국·과장급 3명이 경제1분과로 파견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가계부채 대책 등 금융 관련 국정과제 세부안을 마련한다.



21일 인수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에서는 권대영 금융정책국장이, 금융감독원에서는 김형원 은행감독국 총괄팀장이 인수위 경제1분과로 파견을 나간다. 이동훈 전 금융위 과장은 기획조정과로 파견을 나간다.

(왼쪽부터)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이동훈 전 금융정책과장(현 금융연구원 파견).


권 국장은 1968년 경남 진해 출생으로 진해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행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와 증권제도과, 금융정책과를 거쳐 2011년 금융위로 이동해 자산운용과장, 중소금융과장, 은행과장, 금융정책과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8월부터 금융정책국장을 맡아왔다.

이 과장은 1971년생으로 구정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 경제학 석사를 수료했으며, 이후 행시 4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위원장 비서관, 금융시장분석과장, 보험과장, 기업구조개선과장 등을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의 핵심인 국정기획상황실에 3년이나 몸담았다. 금융위 복귀 후 금융정책과장을 맡았으며, 지난 2월 금융연구원으로 파견나간 상태다.



두 사람은 우리나라 가계부채 증가세를 막기 위해 대출규제 정책을 진두지휘해온 인물이다. 지난해 권 국장과 이 과장은 치솟는 국내 가계부채를 막기 위해 대출 총량규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잇달아 도입했다. 인수위가 추구하는 금융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 현행 대출규제도 다듬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시절 주택담보인정비율(LTV)를 지역에 상관없이 70%로 단일화, 생애채초주택구매가구는 80%, 다주택자는 30~40%로 완화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금감원도 10년 만에 인수위에 합류했다. 금감원은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에 1명씩 파견된 전례가 있었으나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직 인수위(국정기획자문회의)에는 파견자가 없었다. 이번 인수위에 합류한 김형원 은행감독국 총괄팀장은 2000년도 금감원 공채 1기 출신이다. 1971년 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권 국장, 이 과장과 함께 지난해부터 가계부채 대책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이번 인수위 파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금융위 내 ‘금정(금융정책)라인’ 출신들의 영향력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정라인이란 금융위 내 있는 금융정책국 출신을 의미하며, 조직을 이끌어가는 중추세력으로 꼽힌다.

대통령직 인수위 내 7개 분과위원회 중 기획조정분과와 경제1분과의 간사들이 금정라인 출신이다. 최상목 경제 1분과 간사는 금융위가 분리되기 전인 2007년도에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정책과장을 지냈다. 추경호 기획조정 간사는 지난 2009년 금융위 금융정책 국장을 지냈다. 이번에 금융위 내에서 파견된 권 국장과 이 전 과장 또한 금정국 출신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금융위원장을 지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임종룡 금융위원장 모두 금정국 과장 또는 국장을 거쳤다. 현직 중에서는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금정국장을 지냈으며, 정은보 금감원장도 금정국장을 지냈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이 금융위 금정과장과 금정국장을 역임했다. 민간에서는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이 지난 2004년 재정경제부 시절 금융정책과 과장을 지냈다. 여신협회 김주현 회장 또한 지난 2008년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을 지낸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