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강원 '평화경제' 비전, 한반도평화 새로운 이정표"
by원다연 기자
2019.04.26 14:30:00
文대통령, 25일 '평화경제 강원비전 전략보고회' 연설
文 "강원도, 어려움 속에서도 '평화의시대' 묵묵히 준비해와"
文 "'한반도 평화' 떠올리면 생각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강원도 고성 DMZ박물관에서 열린 평화경제 강원 비전 전략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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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대한민국은 강원도의 희생 위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원 고성 DMZ박물관에서 ‘평화경제 강원비전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그동안 강원도민은 우리의 안보와 깨끗한 물, 공기를 위해 많은 규제를 견뎌오셨고, 어려움 속에서도 ‘평화의 시대’를 묵묵히 준비해왔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부터 이어온 전국경제투어 8번째 일정으로 강원도를 찾았다. 다음은 이날 문 대통령의 연설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강원도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강원도는 사람과 자연이 어울린 곳입니다.
소박한 마음으로 이웃을 생각하고 자연을 돌보는 곳입니다.
산들도 굽이굽이 서로 어울려 태산준령을 이룹니다.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치악산처럼
강원도에 오면 우리도 서로 어울려 산맥을 이룹니다.
지난 4월 4일, 강원도를 덮친 화마 앞에서
‘우리’의 힘이 발휘되었습니다.
강원도민들은 위험한 순간에도 이웃의 안전을 먼저 챙겼습니다.
스스로 돕는 도민들의 모습을 보며 전 국민이 호응했습니다.
내 일처럼 서로 돕는 마음이 있다면
불가항력의 재해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강원도민 여러분께 위로와 함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대한민국은 강원도의 희생 위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휴전선 중 5분의 3이 강원도에 속해있고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도민들이 희생해왔습니다.
2천5백만 수도권 주민이 마시는 물도 강원도에서 흘러가고,
강원도의 82%를 차지하는 산은 대한민국의 허파가 돼주었습니다.
그동안 강원도민은 우리의 안보와 깨끗한 물, 공기를 위해
많은 규제를 견뎌오셨고,
어려움 속에서도 ‘평화의 시대’를 묵묵히 준비해왔습니다.
1998년 전국 최초로 남북교류협력 전담조직을 만든 곳이
바로 강원도입니다.
2014년부터 시작한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는
남북관계가 단절된 시기에도 중단되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오는 대표적인 평화교류 사업입니다.
2018년 9월에는 남북교류협력 조례를 제정했고,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조성해 평화의 한반도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8년 겨울
마침내 강원도가 대한민국에 평화의 봄을 불러왔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이었습니다.
남과 북은 마음속 분단의 철책을 거두고,
서로 손을 맞잡았습니다.
공동으로 입장하고, 단일팀을 구성해 함께 땀 흘렸습니다.
20년에 걸쳐 축적된 남북교류 협력의 경험과
평화를 향한 강원도민의 염원이
오늘 발표하는 ‘평화경제, 강원 비전’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제 정부가 강원도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겠습니다.
정부는 평화경제를 향한 강원도의 도전을 힘껏 도울 것입니다.
강원도민 여러분,
지역경제인 여러분,
강원도가 꿈꾸는 평화경제의 핵심축은 평화관광입니다.
DMZ 최북단인 이곳 고성은
남과 북이 만나는 평화지역으로 탈바꿈되고 있습니다.
철원 ‘화살머리 고지’에는
한반도 중앙을 관통하는 도로가 연결됐습니다.
강릉의 ‘바다부채길’과 속초의 ‘바다향기로’는
국민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정부는 지난 4월 2일 ‘확대 관광전략회의’를 열어
평화관광, 환경생태관광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감시초소가 철수된 비무장지대는
안보와 평화를 함께 체험하는 ‘평화의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
DMZ 국제평화음악제와 다큐영화제를 개최하고,
역사·생태·문화가 함께하는
평화관광의 중심지로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세계인들이 ‘한반도 평화’를 떠올리면 함께 생각나는 지역,
누구나 찾아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습니다.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서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강원도의 땅과 하늘, 바다는
한반도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평화의 길’을 열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합니다.
지난주 저는 우즈베키스탄 의회에서
21세기 ‘철의 실크로드’를 향한 꿈을 말씀드렸습니다.
중앙아시아와 태평양이 만나는, 가슴 설레는 희망을 얘기했습니다.
우리는 동해북부선을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할 수 있습니다.
대륙 반대편의 사람들이 강릉 바다를 찾아오는 날이 올 것입니다.
동해북부선 남측 구간인
강릉~제진 간 철도를 조속히 연결하겠습니다.
동해북부선은 강원도 발전의 대동맥이 되고,
한반도는 ‘철의 실크로드’를 통해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제2경춘국도는
지난 1월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었습니다.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민간 항공사 ‘플라이강원’도
지난 3월 국제항공운송 면허를 받았습니다.
또한 강원도는 크루즈를 타고 대륙과 연결할 꿈도 갖고 있습니다.
강원도의 땅길과 하늘길, 바닷길을 통해
평화경제 시대가 활짝 열릴 것입니다.
오늘 발표될 ‘평화경제, 강원비전’에는
강원도의 꿈을 실현할 구체적인 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강원도민의 역량이라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평화가 경제라는 말을 강원도만큼 실감하는 곳이 없을 것입니다.
이미 강원도는 금강산 관광으로 평화가 경제임을 체험했습니다.
정부가 든든하게 지원하겠습니다.
이미 지난 2월,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을 확정했습니다.
2030년까지 5조9천억 가까이 강원도에 투자될 예정입니다.
춘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의 문화·체육·복지시설 등
생활 SOC를 대폭 확충하여
접경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습니다.
이제 우리 장병들이 평일에도 외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외출한 장병들이 휴식과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데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강원도의 지역경제를 살리는 힘이 될 것입니다.
강원도 구석구석까지 경제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혁신도시와 첨단의료기기 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한 원주권을
중부권 거점지역 중 하나로 육성하겠습니다.
이모빌리티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횡성의 강원형 상생일자리 사업에 힘을 보태고,
춘천 수열에너지 데이터 센터, 삼척 수소시티 사업에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강원도민과 지역경제인 여러분,
내일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1년 전 남과 북은 전 세계 앞에서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천명했습니다.
오늘 강원도가 발표하는 ‘평화경제, 강원 비전’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담대한 여정 속에서
강원도와 함께, 한반도 평화경제의 시대를 준비하겠습니다.
‘강원도의 힘’을 보여줍시다.
서로를 돕는 힘, 참고 견디며 멀리 내다보는 힘,
자연을 아끼고 평화를 사랑하는 힘,
‘강원도의 힘’이 새로운 한반도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