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면화 안산다고? 유니클로 불매” 들끓는 中 민심[중국나라]

by이명철 기자
2024.11.29 17:32:08

유니클로 회장, 인터뷰서 “신장 지역 면화 사용하지 않아”
中 네티즌들 반발 “정치화하지 마라, 유니클로 제품 안사”
中 외교부 “신장 면화 세계 최고, 정치적 압력 벗어나라”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유니클로가 신장 지역의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내놔 중국측의 반발에 직면했다.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선 우수한 품질의 면화를 생산하고 있는데 인권 침해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유니클로 운영사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유니클로 제품에 중국 신장 지역 면화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의 신장 면화는 세계 최고 원단으로 꼽혔으나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 의혹 등이 불거지며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외면 받았다고 BBC는 전했다. 유니클로는 그동안 미국과 중국간 정치적 논란을 고려해 신장 면화 사용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번 인터뷰에서 처음 불매 사실을 밝혔다.

유니클로가 중국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현지에서는 반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야나이 회장의 발언을 일제히 전하며 유니클로가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유니클로는 일본을 제외하고 중국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릴 만큼 중요한 시장이다. 중국에서 운영하는 유니클로의 매장만 올해 8월 기준 926개로 1000개에 육박한다. 그만큼 중국에서 유니클로 브랜드 움직임의 파급력이 큰 것이다. 앞서 나이키, 아디다스, H&M 등도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중국 현지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중국 신장 자치구에서 위구르족 남성이 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AFP)




일단 중국 내부에서 민감한 신장 지역의 문제가 화두에 오르면서 네티즌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대표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서는 ‘유니클로 회장 발언 논란’ 키워드가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올라온 상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이 신장과 티베트 등 자치구에서 인권 탄압이 벌어지고 있다고 의혹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의혹 제기가 정치적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서 한 사용자는 “유니클로는 수준 높은 품질과 디자인으로 항상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이번 야나이 회장의 발언은 많은 소비자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충격과 실망을 안겨줬다”며 “신장 면화는 우수한 품질과 지속 가능한 생산 방법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높은 명성을 누리고 있고 많은 브랜드가 신장 면화를 지지했지만 유니클로는 반대의 길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유니클로는 중국 돈을 벌면서 우리 국가적 자존심에 굴욕을 안겼다”며 “앞으로 유니클로 제품은 하나도 사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또 다른 웨이보 사용자들도 “유니클로 제품을 불매할 것”이라는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중국 정부측에도 관련 소식에 즉각 반응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유니클로 회장의 신장 면회 불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신장의 면화는 세계 최고 중 하나”라며 “우리는 기업이 정치적 압력과 원치 않는 간섭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즈니스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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