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亞 소비재 담는 MBK, 中 2위 이어 1위 렌터카업체 인수

by양희동 기자
2020.12.02 14:46:22

지난해 '이하이' 이어 '선저우주처' 지분 21% 인수
日스킨케어 '판클' 아시아 사업 인수도 추진
'포스트 코로나' 대비 컨택트 분야 영역 확대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국내 및 동북아시아 최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중국 2위 렌터카업체를 인수한데 이어 1위 업체까지 사들이며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또 최근 일본 스킨케어 브랜드의 아시아 사업 인수도 추진하는 등 소비재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선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본입찰엔 불참했지만, 해외에선 컨택트 기업 포트폴리오를 늘리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중국 최대 렌터카업체인 선저우주처(神州租車·CAR Inc)의 지분 20.86%(4억 4265만 6855주)를 17억 7062만 7420홍콩달러(약 2525억원·주당 4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돼 있는 선저우주처는 2007년 베이징에서 사업을 시작해 중국 시장에서 업계 1위에 올랐고, 현재 기업가치가 1조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37억 4095만 8000위안(6304억원), 영업이익 2억 7921만 2000위안으로 2017년 이후 3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은 30% 가까이 줄고 적자 전환된 상태다.

선저우주처는 애초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던 루이싱커피의 창업주 루정야오가 주식 21%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루이싱커피가 회계 부정으로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되며 선저우주처 지분도 매각했다. 이에 선저우주처 주가는 올 초 대비 6월엔 약 65%(5.28→1.84홍콩달러) 폭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MBK파트너스가 지분 인수를 결정한 이후 주가는 4홍콩달러 수준까지 회복된 상태다.

업계에선 MBK파트너스가 지난 5월 8조원 규모 블라인드펀드(5호)를 조성하는 등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저평가된 소비재 기업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시장 2위 렌터카업체인 이하이(eHi Car Services)에 이어, 선저우주처까지 인수하며 1·2위 업체를 모두 보유하게 됐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중국 렌터카시장은 지난해 920억 위안 규모에서 2023년엔 1500억 위안으로 6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중국 렌터카시장은 상위 3개사 시장 점유율이 전체 30%에 못 미쳐 1·2위 업체는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세계적인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의 아시아태평양 사업부를 인수한데 이어 소비재 분야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본 스킨케어 브랜드 판클(FANCL)의 일본 외 아시아 사업 매각 입찰에도 칼라일, 블랙스톤 등과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판클은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 약 240개 매장(직원 1300여명)을 운영하며, 지난해 2억 5000만 달러(USD)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서비스 및 소비재 분야에서 포트폴리오를 계속 확대해왔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이들 분야가 저평가돼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가치있는 기업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