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아내, 아들 효민과 눈물의 포옹..."셋이서 조용한 식사"
by박지혜 기자
2020.02.11 15:09:2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봉준호의 아내는 ‘기생충’의 모든 걸 가진 후에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52회 아카데미 시상식 현장에 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기자이자 작가 에이미 카우프먼이 트위터를 통해 전한 이야기다.
그가 이 글과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봉 감독의 아내 정선영 씨와 아들 효민 씨가 관계자들과 기쁨의 포옹을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 | 봉준호 감독 아내 정선영 씨와 아들 효민 씨가 제52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 관계자들과 눈물의 포옹을 나누며 기쁨을 누리고 있다 (사진=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기자이자 작가 에이미 카우프먼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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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 정 씨의 모습을 전하며 “아카데미 작품상 발표 후에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봉 감독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 가운데 처음을 장식한 각본상을 받으며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작가인 정 씨는 봉 감독의 시작을 알린 단편영화 ‘지리멸렬’(1994)의 편집 스태프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1995년 결혼했다.
봉 감독은 미국 잡지 ‘베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교 영화 동아리에서 영화광인 아내를 만났다. 그녀는 나의 첫 번째 독자였다. 대본을 그녀에게 보여줄 때마다 두려웠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봉 감독은 과거 ‘MBC 스페셜’에 출연해 “영화 ‘살인의 추억’(2003) 전까지 생활고에 시달렸다. 대학 동기가 쌀을 가져다줄 정도였다”면서 아내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힘과 용기를 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내에게 1년 치 생활비를 모아놨으니 시간을 달라고 했다. 1년만 올인하겠다고 하니 아내가 ‘못 먹어도 고’라고 하면서 아낌없이 날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정 씨와 함께 아들 효민 씨도 화제다.
아버지와 같은 영화 감독의 길을 걷고 있는 효민 씨는 2017년 YG케이플러스의 웹무비 ‘결혼식’을 연출했다.
소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의 작가인 한국계 미국인 제니 한은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휩쓴 후 트위터를 통해 과거 효민 씨를 만난 일화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여름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시즌3편 촬영을 위해 한국에 방문했을 때 효민 씨를 개인 비서 겸 운전기사로 만났다는 제니 한은 “하루가 끝날 무렵에서나 나는 그에게 ‘부모님께서 뭐하시느냐’고 물었는데, 그가 ‘어머니는 주부이시고 아버지는 영화감독이시다’라고 하더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어떤 작품을 하셨냐고 물으니 그가 ‘마더’, ‘살인의 추억’을 언급해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고 전했다.
또 봉 감독의 누나인 봉지희 연성대학교 패션디자인비즈니스과 교수는 11일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아침 봉 감독에게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소개했다.
봉 교수는 “(봉 감독이) 빨리 조용히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노력을 하겠다고 하면서 가족들하고 처음으로 조용한 식사를 셋이서 하고 있다고 사진과 같이 보내왔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예술가 집안으로도 알려졌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쳔변풍경’ 등을 쓴 소설가 구보 박태원(1909~1986)이다.
아버지는 서울산업대(현 서울과학기술대) 미대(시각디자인) 교수와 한국디자이너협의회 이사장 등을 지낸 한국 1세대 그래픽 디자이너 봉상균 씨로, 지난 2017년 작고했다.
봉 감독의 누나는 봉지희 연성대 패션산업과 교수, 형은 서울대 영문과 봉준수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