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전 코티나 시작, 포니로 수출 활로…현대차 '1억대 생산' 금자탑
by공지유 기자
2024.09.30 16:41:45
1967년 창립…이듬해 포드 코티나 생산
1976년 독자모델 포니, 韓최초 해외 수출
쏘나타·그랜저·아반떼 등 스테디셀러 개발
수소차·SDV 등 미래 모빌리티 선점 속도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현대자동차가 1967년 창립 57년 만에 누적 차량 생산 1억대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창립 이듬해 미국 포드 ‘코티나’ 모델을 들여와 조립 생산을 시작한 현대차는 불과 수년 만에 독자 모델 ‘포니’까지 양산에 성공하며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이후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 경영’과 ‘퍼스트 무버(First Mover·선도자)’를 강조한 정의선 회장의 전략이 이어지며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로 우뚝 섰다. 현대차는 앞으로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서 2억대 판매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 현대자동차는 30일 울산 출고센터에서 글로벌 누적 차량 생산 1억대 달성 기념 행사를 개최하고, 1억 1번째 생산 차량 ‘아이오닉 5’를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밝혔다.(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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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30일 울산공장 출고센터에서 글로벌 누적 차량 생산 1억대 달성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1억 1번째 생산 차량 모델은 전기차 ‘아이오닉5’로, 생애 첫차로 ‘아이오닉 5’를 선택한 20대 고객에게 인도됐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창립부터 지금까지 현대차를 선택하고 지지해준 수많은 글로벌 이용자가 있었기에 1억 대 누적 생산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과감한 도전과 집요한 연구를 통해 빠르게 성장해 온 만큼 앞으로도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1억 대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현대차는 고(故) 정주영 선대회장이 1960년대 국토 재건 및 국내 도로 확충을 계기로 미국 포드와 제휴 협상을 거쳐 1967년 12월 설립했다. 당시 정 선대회장은 “한 나라의 국토를 인체에 비유한다면 도로는 혈관과 같고 자동차는 그 혈관 속을 흐르는 피와 같다”고 설립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창립 이듬해 포드의 ‘코티나’ 2세대 모델을 들여와 조립 생산을 시작 현대차는 이내 독자 모델 개발에 나섰고, 1975년 국내 최초 독자 모델 ‘포니’를 양산했다. 포니는 1976년 대한민국 승용차 최초로 에콰도르 등 해외에 수출된 차종으로, 이후 1986년에는 ‘포니 엑셀(PONY EXCEL)’을 통해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에 수출하는 쾌거도 이뤄냈다.
이후 현대차는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과 기술 개발을 통해 생산량이 급증했다. 1997년 해외 공장 중 가장 오랜 역사를 보유한 튀르키예 공장 준공 이후 인도 공장(1998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2005년), 체코 공장(2009년), 브라질 공장 (2012년), 인도네시아 공장(2022년) 등 세계 각지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며 전 세계 연간 약 500만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특히 수많은 시행착오를 딛고 1991년 국내 첫 독자 엔진인 ‘알파엔진’ 개발에 성공했으며, 1994년에는 플랫폼부터 엔진, 변속기까지 자동차 생산의 모든 요소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첫 자동차 ‘엑센트(ACCENT)’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포니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독자 승용 모델 ‘스텔라(1983년)’를 비롯해 쏘나타(1985년), 그랜저(1986년), 엘란트라(1990년·현 아반떼)까지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모델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현대차의 글로벌 누적 차량 생산량은 1986년 100만대를 넘어선 뒤 10년만인 1996년 1000만대를 달성했다. 이후 기록 달성 주기는 점차 짧아져 2013년 5000만대, 2019년 8000만대, 2022년 9000만대 그리고 올해 9월 1억대를 넘어섰다.
현대차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 기업보다 늦은 출발선에서 생산 1억대 달성까지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 앞으로 추가 1억대 달성까지는 선도자로서 미래 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울산 EV 전용공장’, 인도 ‘푸네 공장’ 등 글로벌 사업장에 생산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며 100만 대 생산 능력을 추가로 구축하고 있다
올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전기차 200만대를 판매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6%를 채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내년 1월에는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TMED 대비 성능과 연비가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를 양산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다. 전동화 속도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도 선보인다. EREV는 전기차와 같이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해 완충시 최대 9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동시에 수소 시장에서의 입지도 굳혀나가고 있다. 현대차는 2018년 전용 승용 모델 넥쏘를 선보인 뒤 내년 상품성이 개선된 2세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인 미국 제네럴모터스(GM), 일본 토요타와 수소 분야에서 힘을 합쳐 시장을 개척해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