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 전문가 시각 믿어야"

by이지은 기자
2023.05.17 16:02:49

17일 출입기자 간담회…시료 직접 채취 요구 선 그어
"IAEA는 검증이 임무…우리가 전체적 합리성 판단해야"
"국민 충분히 설득 못해, 더 많은 시간 쓸 것" 1년 소회도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17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구성되는 정부 시찰단과 관련된 우려에 “전문가들의 시각을 믿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

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일본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검증하는 데 대해서 우리 전문가들이 절차와 시설, 계획 등에 대해 전체적인 합리성을 판단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일본이 해온 것들을 전혀 믿지 못하겠으니 우리가 시료를 떠서 그자리에서 검사를 하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이런 건 IAEA 감독하는 게 일종의 임무이고, 그런 차원에서 우리는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의문점을 물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찰단이 오염수 시료를 직접 채취해야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날 동석한 방문규 국모조정실장도 “IAEA와 세계 연구소들이 시료를 공유하며 교차검증하고 있는데 한국만 따로 가서 시료를 별도로 채취하겠다고 요구하는 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우리 기관도 검증 능력의 객관석을 인정 받아 교차검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 전문가가 배제됐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정부 출연 연구기관 관계자도 전문가”라며 “민간을 믿을 수 없어 배제한 게 아니고, 대표성 문제로 복잡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한 총리는 유럽 4개국 순방 중 만난 IAEA 사무총장을 회상하며“수십년 동안 축적한 IAEA의 명성에 어긋나는 결정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보였다”면서 “당장 오늘 내일 검사하고 말 게 아니라 계속 그 문제에 참여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한국과 같은 유관 국과의 연구소와 전문가를 같이 포함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한 총리는 오는 21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대내외적으로 가장 힘든 환경에 직면한 정부였지만, 이를 함께 견뎌야 한다고 국민을 충분히 설득했다고 생각하긴 어렵다”며 “정책의 진의를 국민에게 잘 전달하지 못해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경우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중요한 이슈일수록 정부가 하고자하는 일을 먼저 공론화하면서 추진해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일도 많이 해야겠지만 이를 국민들이 지지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정치권과 이해당사자, 시민단체 등을 설득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 총리는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에 대해서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대해서는 원리금을 상환 유예해드리는 조치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대상 인원을 확 늘려서 면제해주는 게 약자를 더 두텁게 보호하자는 정책 방향과 일치하는 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다만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요청할 지에 대해서는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

김남국 전 민주당 의원이 촉발한 가상자산 법제화에 관해서는 “가상자산과 관련해 익명성은 계속돼왔던 문제이고, 쾌도난마식으로 해결을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화폐로 인정할 지 여부를 금융위원회 중심으로 검토해 입법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