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유동성 우려 해소 기대감 커졌다

by성문재 기자
2014.12.03 17:04:24

2000억~3000억 규모 EB 발행할 듯
회사채신속인수제 연장으로 부담 완화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한진해운의 유동성 우려 해소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내년 2~6월 약 7000억 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둔 한진해운이 재무구조 개선방안으로 꺼내 든 ‘영구교환사채(EB) 발행’ 카드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회사채신속인수제 연장 소식까지 더해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117930)은 유안타증권을 통해 2000억~3000억 원 규모의 영구교환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영구채 발행에 실패한 기억이 있지만, 이번에는 대한항공을 등에 업고 있어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5월 말 대한항공 계열로 편입된 한진해운은 이번 EB 발행에서 자사주를 활용한 대한항공과의 차액정산계약을 통해 신용을 보강한다는 계산이다. 투자자로서는 대한항공 EB에 투자한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록적인 저금리 속에서 한진해운의 EB 금리가 5.8~7%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고 최근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해운업체들의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는 점도 사채 발행 흥행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주요 변수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참여 여부다. 현재 산업은행은 이번 채권 발행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으며 참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손소현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소 증권사들이 리스크를 많이 떠안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물량을 많이 받아주면 안정적인 구도로 만들 수 있다”며 “지난해 영구채 발행 추진 당시에도 산업은행은 지급보증을 서겠다고 밝히는 등 우호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이 영구교환사채 발행을 성사하더라도 내년 만기 도래 금액에는 4000억~5000억 원이 부족하다. 다만, 차환발행심사위원회가 이번 주 중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를 1년 연장할 것으로 최근 알려지면서 한진해운이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가능성은 커졌다.

회사채신속인수제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 채권의 80%를 산업은행, 채권은행, 신용보증기금, 금융투자사들이 나눠서 차환 발행하는 제도로 지난해 현대상선 사례를 비춰보면 한진해운도 3000억~4000억 원 정도를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 애널리스트는 “나머지 1000억 원 정도는 기업어음(CP) 등으로 돌릴 수 있으며 한진해운으로서는 큰 금액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