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재호 기자
2014.09.18 16:14:22
세계 최초 20나노 모바일 D램 양산 성공
생산성 대폭 향상, 영업익 10조 향해 진군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세계 최초로 20나노 모바일 D램 양산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이 가능해지면서 반도체 사업의 실적 개선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쟁사의 D램 미세공정 수준이 20나노 중반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해로 20나노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내년 10나노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기술력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 20나노 D램 앞세워 실적 개선 박차
삼성전자는 20나노 6Gb(기가비트) LPDDR3 모바일 D램을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PC용 20나노 D램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 모바일 D램에도 20나노 공정을 적용하게 된 것이다.
20나노 모바일 D램은 경쟁사의 20나노 중반대 제품보다 생산성이 30% 이상 높다. 또 전력 소모량도 10% 이상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나노 D램 개발로 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특히 올해부터 모바일 D램 비중이 PC용 D램 비중을 넘어서는 등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전체 D램 시장에서 모바일 비중은 36%로 PC용 비중(30%)을 처음으로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20나노 모바일 D램 개발로 업체 간의 시장점유율이 급변하지는 않겠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은 확실히 개선될 것”이라며 “생산성이 향상된 만큼 똑같은 가격을 받고 팔더라도 마진이 더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올해 8조 원대 초반에서 내년 9조 원대 초반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황 호조만 이어진다면 지난 2010년 이후 영업이익 10조 원을 다시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20나노 제품을 앞세워 대용량 모바일 D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상무는 “이번 20나노 모바일 D램은 시장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고성능 모바일 D램 시장을 선도할 제품”이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내년 ‘꿈의 10나노대’ 진입 확실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세계 최초로 50나노대 D램을 개발한 뒤 2010년 30나노대, 2011년 20나노대 등으로 미세공정을 발전시켜 왔다.
그리고 올해 20나노대의 마지막인 20나노 제품 양산에 성공하면서 가장 먼저 10나노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술적 토대는 마련돼 있다.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개량형 이중 패터닝 기술’을 개발하면서 기존 장비를 활용해 10나노대 D램을 양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0나노대 차세대 D램 제품을 선행 개발해 반도체 기술이 한계를 극복하고 메모리 시장의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주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내년 10나노대 제품이 개발되고, 2016년에는 양산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000660) 등은 올해 하반기 20나노대 중반 제품을 본격 양산할 예정으로, 내년에야 20나노 제품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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