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갈 준비됐다” 동덕여대 공학 전환에 ‘칼부림’ 예고
by강소영 기자
2025.12.04 10:27:41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 “2029년 공학 전환”
‘래커칠 시위’ 1년 만에 나온 결정…학생 반발
온라인상에 ‘칼부림’ 예고글까지…경찰 조사 중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남녀 공학 전환을 두고 학생들과 갈등을 빚어왔던 동덕여대가 2029년 공학 전환을 발표한 뒤 칼부림을 예고한 글이 온라인상에 올라와 경찰이 추적하고 있다.
| | 지난해 11월 21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바닥에 남녀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문구들이 적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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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동덕여대 칼부림 예고 글이 온라인에 올라왔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작성자를 쫓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영어로 ‘학교에 갈 준비가 됐다’는 문장과 함께 가방 안에 흉기가 든 사진이 첨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덕여대 재학생·동문·교직원·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는 ‘공학 전환 공론화 결과에 따른 권고안’을 발표하며 남녀공학 전환을 공식 권고했다.
다음 날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공론화위의 권고 결과를 존중해 수용하고자 한다”며 “이행 시점을 현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으로 계획해 입학 당시 기대했던 여자대학으로서의 학업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덕여대 학생들이 남녀공학 추진을 반대해 ‘래커칠 시위’를 한 뒤 1년 만에 내려진 결정으로, 만약 남녀공학으로 전환되면 동덕여대가 1950년 대학 설립 허가를 받은 이후 79년 만의 변경이다.
동덕여대와 학생들의 갈등은 지난해 11월 시작됐다. 당시 공학 전환 논란으로 시작된 학생들의 반발은 학교 본관을 점거하고 건물 외벽에 스프레이로 문구를 적는 등 래커칠 시위로 이어졌다. 이후 학교가 학생 일부를 고소하며 갈등은 더욱 격화됐고, 약 1년 만에 공학 전환을 공표한 것이다.
| | 동덕여대 건물에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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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는 향후 구성원 설명회, 대학발전추진위원회,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등을 거쳐 최종 방침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김 총장은 “공론화 과정에서 공학 전환에 찬성하는 의견이 더 많았음에도 재학생들의 반대와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공학 전환 이후에도 여성 인재가 더 넓은 무대에서 역량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총학생회 측은 학교의 구성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들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오는 5일까지 공학 전환에 대한 학생 의견을 묻는 학생총투표를 진행하고 해당 결과를 학교에 전달할 계획이다. 총학생회는 “공론화 과정을 믿고 기다려준 학우 여러분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학 본부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덕여대 중앙 동아리 연합인 ‘민주 없는 민주동덕’도 캠퍼스에서 집회를 열고 학생들의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