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비자물가 2년7개월만에 최고수준(종합)

by김형욱 기자
2017.08.25 15:20:03

7월 CPI 100.1로 전년보다 0.5% 증가…日정부 경기회복 기대↑

일본 월별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비 증감 추이. 짙은 파란색은 신선식품 제외 CPI 증감, 옅은 푸른색은 신선식품 및 이너제 부문을 제외한 CPI 증감이다. 닛케이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일본 소비자물가가 2년7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 총무성은 지난 7월 가격 변동이 심한 신선식품을 뺀 전국소비자물가지표(CPI)가 100.1로 지난해 7월보다 0.5% 상승했다고 25일 밝혔다. 7개월 연속 상승이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가 집계한 전망치 평균 0.5% 상승에 부합하기도 했다. 전기료 같은 에너지물가 외에 헐값 판매를 규제한 맥주류의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전년비 증가율은 소비세 증세의 영향을 빼면 2014년12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란 게 닛케이의 분석이다. 품목별로도 물가가 오른 품목이 전체의 53.9%인 282개로 전월 279품목보다 많았다.



일본 정부는 1990년대 이후의 저성장과 그에 따른 장기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대 초부터 제로 금리를 중심으로 시장에 돈을 푸는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시장에 돈이 풀리면 기업과 개인의 소득이 늘고 이게 다시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는 경기 활성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 완화 4년여가 지났지만 목표한 물가인상률 2%에는 아직 미치지 않으며 재정 악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물가상승 흐름을 이끈 건 에너지다. 전체의 0.42포인트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전기료가 6.1%, 가솔린이 6.3% 올랐다. 신선식품을 뺀 식음료는 0.9% 올랐다. 국세청이 올 6월부터 주류 할인 판매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맥주 가격은 전년보다 7.9% 웃돌며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신선식품에 에너지까지 뺀 총합 CPI는 100.6으로 0.1% 상승했다. 5개월 만의 상승이다. 그러나 에너지 이외의 물가 상승은 더뎠다는 평가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가격은 오히려 8.6% 낮아졌다.

총무성이 이와 함께 발표한 도쿄도의 8월 중순 CPI 속보치(신선식품 제외)는 0.4% 상승이었다. 에너지가 계속 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8월부터 70세 이상 고액요양비의 자기부담액 상한이 오른 여파로 진료비도 3.5% 플러스가 됐다. 휴대전화 통신료는 5.4% 낮아졌다. 전년 2.3% 하락에서 그 폭이 더 커졌다. 일 통신사 KDDI가 새로이 가격을 낮춘 데 따른 것이다. 내달 발표 예정인 전국 8월 CPI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