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혜신 기자
2015.08.24 17:09:18
코스피 낙폭 3년2개월여만에 최대
대장주 삼성전자 52주 신저가…장중 3년7개월래 최저
공포지수 4년래 최고로 급등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충격과 공포’라는 단어로밖에 표현이 불가능한, 말 그대로 폐허라도 된 듯한 주식시장이었다. 폭격이라도 맞은 듯 쑥대밭이 된 증시는 각종 진기록을 쏟아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대비 2.47%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2년 6월4일 기록했던 2.8%(51.38포인트) 하락 이후 약 3년 2개월여만에 하루 최대 낙폭이다. 종가인 1829.81은 지난 2013년 7월10일(1824.16) 이후 2년여만에 최저치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는 장중 103만3000원까지 굴러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는 장중 기준 지난 2012년 1월18일 (102만2000원)을 기록한 이후 3년 7개월만에 최저치다. 다만 장 막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2% 하락한 107만9000원까지 회복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종가 기준 지난 2014년 10월28일(109만100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아치웠는데 약 1375억6555만원 어치를 내던졌다. 3만300원까지 추락하면서 삼성전자와 함께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외국인이 1080억5720만을 순매도하며 순매도 순위 2위 종목에 랭크됐다.
코스피 52주 신고가 종목에는 개별 기업은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52주 신고가 기록을 점령한 것은 상장지수펀드(ETF)다.
특히 주가지수나 개별 주식 움직임과 반대로 수익률이 나도록 설계된 인버스 ETF인 KODEX 인버스(114800), TIGER 인버스(123310), KINDEX 인버스(145670) 등이 나란히 52주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이밖에 외국인 국채 선물 매수에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 KINDEX 국고채(114460), KOSEF 국고채(114470), 파워 국고채(176710) 등 국고채 ETF 역시 52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 200) 역시 연일 급등세를 보였다. V-KOSPI 200지수는 옵션가격을 이용해 코스피200 옵션시장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변동성을 산출한 지수다.
이날 V-KOSPI 2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07포인트(54.4%) 급등한 28.58을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2011년 12월9일(31.07) 무려 4년여만에 최고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급락과 대북 리스크, 미국 기준금리 인상 불확실성 등 각종 악재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급락세를 보이자 이에 따른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V-KOSPI 200지수 역시 급속도로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V-KOSPI 200지수는 지난 21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3.59포인트(24.06%) 상승한 18.51을 기록한 바 있다.
대형주 부진으로 코스피200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13개 증권사에 사상 처음으로 장중 추가 위탁증거금 4000억원이 부과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6월 가격변동폭 확대를 시행하면서 코스피200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2.5% 이상 움직이면 예탁총액이 장중 유지위탁증거금액보다 적은 위탁자에 대해 위탁증거금을 추가로 징수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파생시장의 선제적 위험관리를 위해서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를 기점으로 52개 회원사 가운데 13개 회원사에 추가 증거금 납입을 통보했다”며 “지수 급변시 회원사의 대응능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