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 낮은 연봉·업무 가중에 인력 이탈 심각”

by김연지 기자
2021.10.13 14:42:14

[2021 국감]“KIC, 꿈의 직장 인식치고 인력 이탈 심각"
진승호 KIC 사장 "한계 있으나 점진적으로 개선할 것"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서 외환 보유액 등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KIC)가 투자 인력 유출 문제로 국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투자 인력의 유출이 심각한 가운데 인당 운용액만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진승호 한국투자공사 사장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국회 인터넷 의사중계 갈무리)
13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KI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IC의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평균 퇴사율은 6.7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년차 이하의 연평균 퇴사율은 8.6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는 늘어나는 자산규모에 비해 운용 인력이 감소해 인당 업무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에 있다. 고용진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자산운용 규모가 증가하는 가운데 운용 인력은 꾸준히 감소해 인당 운용 규모만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실제 고 의원이 KI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운용액은 2016년 9억4700만달러에서 2021년 8월 기준 20억3000만달러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 의원은 “국부증대를 위해 운용자산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운용인력 부족은 수익률 제고에 악영향을 끼침은 물론 리스크 관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운용자산 규모 확대에 따른 운용 인력 강화가 필수적인 만큼,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핵심 인재를 별도로 선정해 KIC 차세대 리더로서 집중 육성·관리하거나 이들을 위한 해외 연수 보장·선진금융 교육 확대·자기계발비 지원 등 다양한 리텐션(retention) 프로그램 도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특성상 민간 운용사처럼 운용 실적에 걸맞은 보상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도 인력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IC 인력 이탈의 원인으로 공공기관 특성에 따른 예산 제약으로 인한 낮은 처우 수준을 꼽으며 “정규직 직원의 2020년 평균 연봉은 7212만원으로 고정수당과 실적수당이 따로 붙지만, 시장에서 운용인력들이 대체로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진승호 KIC 사장은 “국부펀드는 공공기관이라 임금을 많이 올려줄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내부적으로 조직에서 성장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하고 있고, 인재 양성 중장기 플랜을 만드는 등 노력 중이다. 직원 대우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