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한국당 "국민께 탄핵당했다"..긴급 대책마련 돌입

by임현영 기자
2018.06.15 15:11:51

15일 오후 2시부터 긴급 의원총회 열어
김성태 "자성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
김무성 총선 불출마.."바닥서 헌신할 것"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참석한 의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 당 쇄신을 위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국민들이 한국당을 탄핵한 선거입니다”

6·13 지방선거 참패로 벼랑 끝 위기에 몰린 자유한국당이 긴급 대책마련에 돌입했다. 이틀 전 선거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침통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의총에서는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은 물론 홍준표 전 대표의 사퇴로 인한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 위한 지도체제 역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 의원총회에서 “무겁고 착잡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며 “국정농단의 원죄에도 아직까지 반성하고 자성에 이르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 크다.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당은 이날 의총장 스크린에 흰 바탕에 검은 글씨체로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문구를 띄웠다. 조건없이 반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 위함이다.



이어 “이번 선거를 저희들에게 사그라들지 않은 국민적 분노가 우리 당에 대한 심판으로 표출된 선거”라며 “더 이상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준엄한 경고로 받아들이겠다. 국민들의 성난 민심과 분노와 채찍질을 달게 받아들이겠다”며 거듭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물러날 분들은 뒤로 물러나고 확실한 세대교체 이뤄야 한다”며 “오늘 통렬한 비판을 쏟아내주시기 바란다. 곪아터진 우리의 아픈 상처를 두려워 외면하지 말고 후벼파내고 썩은 고름을 짜내야 한다”고 가감없는 ‘쓴소리’를 주문했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오는 2020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공개 발언에서 “새로운 보수정당 재건을 위해서 저부터 내려놓겠다. 저는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 “이 사태에 대해서 누구를 탓하기보다 각자 자기 성찰부터 하는 반성의 시간이 돼야 한다. 분열된 보수의 통합을 위해서 새로운 보수당의 재건을 위해서 바닥에서 헌신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우택·나경원 등 기존 반(反) 홍준표 세력은 대거 참석했다. 반면 홍준표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는 의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제원 전 수석대변인과 홍 대표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강효상 의원은 불참했다. 장 전 대변인도 홍 대표가 사퇴한 직후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