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적 분식회계' 금감원 주장, 감리위원 설득 못했나?

by강경훈 기자
2018.06.04 13:45:08

8명 중 의견 유보 1명 제외하고
'과실' 3명 '무혐의' 3명 '중립' 1명
과실도 고의 여부 따라 의견 갈리는 상황
무혐의 의견보다 '고의 부정' 의견 더 적어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회계부정 논란과 관련해 지난달 31일 열린 금융위원회 3차 감리위원회에서 감리위원 8명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3차 감리위 회의에서 의견을 표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김학수 감리위원장을 제외한 7명 중 4명은 과실이건 고의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에 잘못이 있다는 의견을, 3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무혐의 의견을 제시했다.

감리위는 당연직 위원 5명, 민간위원 3명으로 구성돼 있다. 감리위 회의 결과는 비공개 결정에 따라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감리위에서 금감원이 판정승을 거뒀다는 의견이 있지만 금융위 내부 의견이 나뉜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손을 들어준 4명도 고의성이 있다는 의견과 회계처리에 잘못은 있지만 고의성은 없다는 의견으로 나뉘는 만큼 금감원이 처음부터 문제로 삼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의도를 가지고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금감원 측 주장은 처음부터 무리한 주장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감리위가 열리면 금융위 측 의견은 어느 한 쪽으로 쏠리기 마련인데 이처럼 의견이 나뉘는 모습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과 관련해 핵심 쟁점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지분법 관계회사로 전환한 것이 적절한 회계처리였는지’였다. 감리위 결정 내용은 이달 7일 열리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다뤄진다. 이번 증선위도 2차 감리위와 같이 서로 의견을 주장하는 대심제 형식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회계적인 이슈에 집중하는 감리위와 달리 산업적인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증선위 성격 상, 무혐의 의견이 3명이나 있는 이번 논란에 대해 증선위가 고의적 분식회계로 결론 낼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가 있다.

한편 금융위는 감리위 회의 결과 최종 투표는 4대 3으로 금감원쪽 주장이 다수였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연결회계처리 관련 위반 여부와 위반 동기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고 최종으로 단일 의견이 도출되지 않았다”며 “ 증선위 최종결정이 이뤄지기 전에는 감리위에서 제시된 다수 및 소수 의견의 구체적 상황 및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