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차 핵실험 도발]김연철 인제대 교수 "4차 핵실험은 이미 예고된 결과"

by김민정 기자
2016.01.06 15:14:04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북한이 수소탄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김연철 인제대 교수가 우리 정부의 북핵정책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김연철 교수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4차 핵실험은 이미 예고된 결과”라며 “결국 문제는 북핵정책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정부가) 한 적이 있는가?”라고 물은 뒤 “정부는 구경꾼처럼 비난하고 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로서 해법을 제시하고 외교적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3차례의 핵 실험은 대부분 사전에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며 “핵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갱도작업과 폭발장치와 시설물들이 반입되어야 한다. 트럭이 들락날락하고 장비를 실은 차들이 왔다 갔다 하는 사진이 찍히면 평상시와 비교해서 이상징후를 발견할 수 있고, 과거 핵실험 당시의 사진들과 비교해보면 대체로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고 우리 정부의 정보실패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물론 군사위성의 정밀 사진들은 미군이 갖고 있고 한미 양국의 정보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미군에서 얻은 사진을 갖고 북한의 핵실험 수요, 기술적 필요성, 구체적인 풍경의 차이를 잡아내는 것은 정보기관의 능력”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수소탄실험 이후 이어질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해 김 교수는 “이미 극단적인 제재를 취하고 있는 한미일 3국이 추가적으로 취할 제재는 더이상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태도가 과거와 크게 달라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 제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단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중국은 초기에 핵보유 가능성에 대한 강한 발언을 할 것이나,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수소폭탄 모[사진=연합뉴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관하여

1. 수소폭탄일까?

북한은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주 기초적으로 보면 원자탄은 핵분열을 이용한 폭발이고 수소탄은 핵융합을 이용한 폭발이다. 수소탄은 강도가 훨씬 높다. 대체로 소련이나 중국에서 원자탄의 성공이후 수소탄의 성공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강화형 핵무기를 실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을 해왔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강화형 핵무기는 분열과 융합을 동시에 이용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2. 인공지진 강도로 폭발력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3차례의 핵실험에서 대체로 폭발강도의 범위를 넓게 잡은 것은 변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핵실험 장소의 지질(흙이냐 돌이냐)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파장만으로 알기 어렵고, 북한이 실험갱도의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충격흡수가 다르고, 혹은 폭발력의 강도를 처음부터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전문가들의 기술 평가를 참조하여야 할 것이다.

3. 위성도 발사할까?

지금까지 핵실험과 운반수단인 위성발사가 동일한 시기에 이루어졌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 사이클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대체로 3년 주기로 이루어져 왔는데, 때가 되었다.

4.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정보실패의 가능성이다.

지금까지 3차례의 핵실험은 대부분 사전에 어느 정도 파악을 할 수 있었다. 풍계리 근처에는 24시간 군사위성을 가동하고 있다. 핵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갱도작업과 폭발장치와 시설물들이 반입되어야 한다. 트럭이 들락날락하고 장비를 실은 차들이 왔다 갔다 하는 사진이 찍히면, 평상시와 비교해서 이상징후를 발견할 수 있고, 과거 핵실험 당시의 사진들과 비교해보면 대체로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

물론 군사위성의 정밀 사진들은 미군이 갖고 있고 한미 양국의 정보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사진은 말을 하지는 않는다. 미군에서 얻은 사진을 갖고, 북한의 핵실험 수요, 기술적 필요성, 구체적인 풍경의 차이를 잡아내는 것은 정보기관의 능력이다. 정확한 기술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부처간 협력과 토론이 필요하다. 외부 전문가의 판단도 필요하다.

우리 정부가 어느정도 파악을 하고 있었다고 믿고 싶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매우 심각하다. 첫째는 한미 양국의 정보공유에 구멍이 뚫린 것이고, 둘째, 국내적으로 정보병목 현상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사진은 받았는데, 그것을 해석하지 못했거나 혹은 일부 부처는 알았는데, 정보공유가 안되었을 가능성 등등

5. 제재는 효과가 있을까?

유엔안보리의 트리거 조항에 따라 자동적으로 추가제재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미 극단적인 제재를 취하고 있는 한미일 3국이 추가적으로 취할 제재는 더이상 없다. 개성공단 하나 남았는데, 이미 여러번 확인되었지만 손을 대면 북한을 제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중소기업을 제재하는 것이다.

북중관계 어쩌구 저쩌고 하지만, 중국의 태도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한미일 3각관계라는 것이 양날의 칼이라는 것은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 제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가치를 키워놓고, 중국의 협조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은 초기에 핵보유 가능성에 대한 강한 발언을 할 것이나,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할 수 밖에 없다.

6. 결국 문제는 북핵정책의 실패다.

4차 핵실험은 이미 예고된 결과였다. 북핵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한 적이 있는가? 문제는 구경꾼처럼 비난하고 욕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거는 어버이 연합이 하는 거고, 정부는 보수단체와 달라야 한다. 당사자로 해법을 제시하고 외교적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 이 부분은 할말이 많지만 나중에 다시 정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