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을 위해 기도를”…세계 각국 위로·지원 손길
by이명철 기자
2023.09.11 16:22:39
모로코 120년만의 강진③
프란치스코 교황, 모로코 강진 피해자 위로 메시지
스페인 등 4개국, 모로코에 구조대 파견해 활동 시작
모로코 정부, 해외 지원 요청 소극적…내부 해결 도모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모로코 지진 피해에 대해 해외에서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실종자 수색과 이재민 구호를 위한 도움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다만 정작 모로코 정부는 해외 원조에 소극적인 모습이어서 지원 조치가 차질을 빚을 처지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삼종기도를 하는 동안 연설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자리에서 모로코 지진 피해자들을 애도했다. (사진=AFP) |
|
10일(현지시간) 바티칸뉴스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삼종 기도를 드린 후 군중에게 “(모로코 지진) 부상자들과 사망자들, 유족을 위해 기도한다”며 피해자들을 애도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세계 각국 지도자들도 피해를 애도하며 지원을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모로코 지진에 위로의 뜻을 전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모로코 주변국들은 이미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스페인은 10일 가장 먼저 모로코의 지원 요청을 받아 긴급구조대와 구조견을 현지에 파견했으며 튀니지, 카타르, 요르단도 구조대원·구조견 등으로 구성된 구조팀을 보냈거나 지원할 예정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모로코 정부와 협력해 지원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소규모 재난 전문가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2년 전 모로코와 관계를 단절했던 인접국 알제리는 인도주의와 의료 목적의 비행에 대해서는 영공을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쿠웨이트, 오만, 대만 등도 지원 채비를 갖추고 모로코의 요청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작 모로코 정부는 스페인 등 4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는 구호 요청을 하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로코 정부는 10일 기자회견에서 “해외 지원 단체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없는 점이 우려된다”며 “필요에 따라 더 많은 국제 지원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움을 받아야 할 국가가 오히려 지원할 국가를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모로코 정부가 피해를 복구할만한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WSJ는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정부에 피난처 제공과 주택 재건을 명령하고 지방 당국에 텐트·음식·침대·의약품을 비축할 것을 촉구했다”며 “군대가 주도권을 잡았고 국영 텔레비전은 군인들이 잔해를 줍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CNN은 지원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진원지 인근) 물라이 브라힘의 사람들은 여전히 거리나 축구장에서 자면서 지치고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누구든지 산 채로 잔해에서 구출될 가능성은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