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6000원 시대' 막아선 도매업계…맥주는 '인상 수순'(종합)
by남궁민관 기자
2023.11.09 14:24:15
9일부터 '참이슬' 공장출고가 80원 가량 인상되자
도매업계 "인상분 흡수, 도매출고가 동결해 물가 안정"
맥주 가격은 인상분 반영…지난달 오른 '카스'에 맥주 도매출고가 기인상
연말 식당서 소주값 1000원 인상 막았지만 맥주값은 오를 듯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민소주’ 하이트진로 참이슬의 공장 출고가가 인상되면서 식당·주점의 소주 1병 가격이 6000원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주류도매업계가 물가 안정을 위한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이번 소주 공장 출고가의 인상분을 도매 단계에서 감내, 식당·주점에 공급하는 도매 출고가를 동결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맥주의 경우 지난달 오비맥주 카스의 공장 출고가 인상 조치가 도매 출고가에 이미 반영돼 이번 도매업계 물가안정 방침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연말 식당·주점의 맥주 가격 줄인상 가능성을 남겼다.
|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주류를 구매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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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이하 중앙회)는 전날(8일) 전국 16개 시·도 종합주류도매업협회장이 참석한 이사회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당분간 소주 도매출고가를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정부가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한 것과 관련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적극 동참한다는 취지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이날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공장 출고가를 6.95% 인상했다. 기존 공장 출고가가 1100원 후반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상폭은 80원 안팎이다. 다만 문제는 소비자들이 소주를 가장 많이 접하는 식당·주점에서는 이같은 공장 출고가 인상을 명분으로 통상 500~1000원 가량 큰 폭 인상을 단행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이번 중앙회의 결의는 공장에서 소주를 공급받아 식당·주점에 납품하는 도매 단계에서 공장 출고가 인상분을 감내, 도매 출고가를 동결해 이같은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중앙회 측은 “결의문에 따라 전국 종합주류도매사업자들은 기업의 자구노력과 인상요인을 흡수해 주류 도매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결의했다”며 “국가의 물가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서민경제 안정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맥주는 이번 결의안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연말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11일부로 국내 1위 맥주업체 오비맥주가 ‘카스’와 ‘한맥’ 공장 출고가를 6.9% 인상하면서 도매업체들 역시 이미 이같은 인상분을 반영한 도매 출고가로 납품을 시작해서다.
오비맥주에 이어 하이트진로도 이날부로 ‘테라’와 ‘켈리’ 공장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키로 한 만큼 연말 식당·주점의 맥주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서울 중심가 식당·주점의 맥주 가격은 1병당 기존 5000~6000원에서 6000~7000원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정부의 주류관련 법규사항이 제대로 이행되는 것을 돕고 건전한 주류 유통질서 확립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된 단체다. 현재 전국에 16개 시·도협회와 1100여개 도매사업자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