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나선 LCC, 올해 최대흑자 너머 ‘빚 줄이기’ 관건
by김성진 기자
2023.04.24 16:37:58
티웨이 1분기 매출 3588억..전년比 500%↑
제주항공, 2019년와 비슷한 최대 실적 예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누적 적자·부채 여전
신기재 도입·이자비용 감축 등 재무개선 중요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한 해외여행 수요로 올해 최대 실적을 예고한 가운데, 코로나19 기간 동안 악화한 재무구조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대형항공사들이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 운송으로 위기를 넘긴 것과 달리, LCC들은 2019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4년 동안의 적자를 고스란히 감내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자본잠식에 빠졌거나 부채비율이 1000%를 넘기는 LCC도 있어 ‘빚 줄이기’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한 지난달 2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에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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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LCC를 이용한 국제선 여객 수는 541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LCC 이용 국제선 여객 수가 5만200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무려 이용객 수가 104배나 증가한 것이다.
LCC 여객 수 증가는 지난해 4분기부터 그 기미가 보였다. 일본과 대만, 마카오 등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들이 코로나19로 중단했던 한국인 무비자(사증 면제) 관광을 재개하면서다. 여기에 LCC들이 아시아 노선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며 동남아시아 여행객 수요를 잡은 것도 수요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CC 여객 수 급증은 실적개선으로 연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쓰는 LCC들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날 실적을 공시한 티웨이항공은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0% 증가한 3588억원, 영업손익은 388억원 적자에서 597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0월 말부터 재개된 일본 입국 자유화에 맞춰 일본과 방콕,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노선에 대형기를 투입해 발빠르게 매출 확대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LCC 업계 1위 업체 제주항공도 마찬가지로 호실적이 점쳐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 1분기 매출액 3528억원, 영업이익 520억원의 실적이 전망된다. 과거 제주항공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던 2019년도(매출액 3928억원, 영업이익 569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진에어 역시도 올 1분기 4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464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LCC들의 다음 숙제는 그동안 악화했던 ‘재무구조 개선’이 급선무로 꼽힌다.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며 자본금이 줄고 빚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역대 최대실적을 낸 티웨이항공만 보더라도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무려 1655%에 달한다. 2018년 말 90%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이 4년 만에 폭증한 것이다. 2260억원 수준의 자본금은 590억원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차입금은 0원에서 4088억원으로 불어났다.
제주항공도 마찬가지로 2018년 말 168%이었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431%로 크게 늘었다. 2018년만 하더라도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었지만,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만 4000억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같은 기간 진에어의 부채비율도 95.2%에서 607.9%로 증가했으며, 에어부산도 98.8%에서 869.4%로 증가했다.
특히 에어서울은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2015년 출범 초기부터 영업적자로 부분자본 잠식 상태였던 에어서울은 코로나19와 함께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217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LCC들이 앞으로 더 늘어날 해외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서라도 재무구조 개선은 필수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이 좋게 나온 것은 맞지만 2분기 비수기를 포함해 연간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가 더 중요하다”며 “새로 기재를 도입하고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