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앞두고 나온 北 담화는 견제용?

by장영은 기자
2015.09.02 16:58:27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 담화 발표…"유감 표명은 사과 아니다"
"접촉당사자들, 자기 발언에 신중성을 기해야 할 것"
"한중 정상회담 앞두고 경고의 메시지 담은 것" vs "北 내부 정치용"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이 2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과 관련해 밝힌 유감 표명은 사과의 뜻이 아니라며 우리 정부의 태도를 강력 비판하고 나서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위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에서 합의한 공동보도문의 ‘유감’ 표명을 ‘사과’로 해석하는 것은 남한의 ‘아전인수격 해석’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고위급 접촉 결과 타결된 공동 보도문을 발표한 이후에도 여러 채널을 통해 비슷한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이날 담화는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북한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를 통해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담화의 주체가 국방위원회라는 점에서 무게 중심이 있고 높은 수준”이라며 “시점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시점에 맞춰 한중 정상회담에서 통일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언행에 신중을 기해 달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담화는 “남조선당국은 전쟁이라는 재난의 난파도를 가까스로 막아낸데 대하여 어리석게 해석하여도 안되며 힘겹게 다시 되찾은 평화를 위협하는 일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접촉당사자들이 자기 발언에 신중성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번 담화가 앞서 나온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의 발언과 같이 북한 내부 달래기용의 성격일 뿐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방위라는 조직이 군사 조직이고 그쪽에서 사과라는 것은 남쪽에 굴복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반박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 “당중앙군사위원회에서 이미 정리를 했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이건 일종의 내부 단속용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합의문 문구를 놓고 시시비비를 가릴 때가 아니라며 즉답을 피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금은 합의문에 대해 일희일비,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니고 남북이 함께 합의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준수할 때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