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 우려에 외국인마저 '주춤'

by안혜신 기자
2015.05.27 16:06:13

2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선물도 대거 팔아
"달러 강세 이어지면 외국인 매수 둔화 가능성"
"금리 인상 쉽지 않아…순매수 이어질 것" 의견 갈려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올해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가 잠시 주춤한 모습이다. 미국 기준금리 연내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달러가 강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이에 하반기 외국인투자자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지수가 36포인트(1.68%) 떨어진 이날만 2228억원을 팔아치우면서 2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선물 시장에서도 7168계약을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서 코스피는 약 10% 상승했다. 특히 외국인은 올해에만 총 9조299억원을 사들이면서 코스피의 장기 박스권 탈출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같은 기간 기관은 8조2241억원, 개인은 9865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놓고 보면 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하지만 미국 기준금리 연내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외국인 매수 역시 주춤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5원 오른 1105.5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삼성물산(000830)을 비롯해 LG생활건강(051900),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제일모직(028260), 신한지주(055550), 삼성생명(032830), LG화학(051910), 포스코(005490), 한국전력(015760) 등 업종을 불문하고 대형주를 중심으로 대거 매물을 쏟아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외국인 매도가 개별 종목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전반적으로 팔았다”며 “이는 그동안의 매도 패턴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금리인상 논쟁으로 촉발된 달러 강세 압력 역시 외국인 매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논쟁 점화로 달러에 강세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외국인 순매수와 반대 관계인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의미하며, 외국인 순매수 역시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하반기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아직은 기준금리 인상이 쉽지 않아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압력을 견딜 체력이 없는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며 “6월 주요 경제지표를 통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 외국인 매수 역시 다시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지금은 과거와 달리 중국이나 유럽의 동반 금리 인상이 어렵다”며 “외국인의 단기 매매 변화에 크게 놀랄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한국 증시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곧 미국 경제 회복을 의미한다”며 “과거 기준금리 인상 당시 국내증시도 이에 편승해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