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수요 감당 못해"…英 히드로공항, 국제선 이용객 제한

by장영은 기자
2022.07.13 15:22:28

여름철 휴가 수요 폭증에 하루 이용승객 10만명 제한
인력 부족으로 대기시간 길어지고 화물분실 사고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이 급증하는 여행객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국제선 이용승객 수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히드로 공항에 승객들의 수화물이 쌓여 있다. (사진= AFP)


히드로 공항은 오는 9월11일까지 국제선 이용 승객을 하루 10만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히드로 공항은 최근 항공사들에 여름철 신규 항공권 판매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종료된 상황에서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여행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공항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런던 개트윅 공항과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도 국제노선 이용객 수를 제한하고 있다.

히드로 공항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두바이 국제공항 다음으로 국제선 이용 승객이 많은 공항이었다고 WSJ은 덧붙였다. 공항측에 따르면 여름철 히드로 공항을 이용하는 하루 국제선 이용객 수는 11만~12만5000명 수준이었다.



히드로 공항은 직원 수와 수하물 취급 능력 등을 평가한 후 국제선 이용객 상한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루 10만명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못 미치지만 최근 2년간의 여행객 수에 비해서는 훨씬 많은 수치라고 공항측은 덧붙였다.

올해 초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세계 각국을 강타한 후 확진자 증가세가 잦아들면서 여행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WSJ은 “여행 제한 해제와 높은 백신 접종률로 사람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해외) 여행을 해도 된다고 느끼고 있다”라고 전했다.

문제는 2년간의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직원과 운항 노선을 감축하는 등 긴축 경영을 이어온 항공사들이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히드로 공항의 최고경영자(CEO) 존 홀랜드 카예는 “직원 부족으로 인해 긴 대기시간, 탑승 지연 및 취소, 수화물 분실사고 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루 이용객 상한선을 초과하는 비행기 표 4000석 중 1500석이 이미 팔렸으며, 히드로 공항은 이 항공티켓을 구입한 승객들에게 일정 및 경로를 변경하거나 환불을 받도록 안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