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승마 대표팀 감독 "정유라 獨 숙소, 사람 살 수 없어"

by한광범 기자
2017.05.12 16:12:59

이재용 등 뇌물죄 재판 증인 출석
"개 오물에 악취까지, 침대는 버려"
"신고받은 현지기관 숙소 뒤지기도"

정유라씨. (사진=덴마크 언론 ‘엑스트라블라뎃’ 캡처)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박재홍 전 승마 국가대표팀 감독이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가 독일에서 거주하던 숙소에 대해 “너무 더러워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전했다.

박 전 감독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에 대한 뇌물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15년 10월 장애물 종목 선수 겸 감독으로 삼성의 승마 지원 대상에 선발돼 최씨 일행이 머물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예거호프 승마장에서 두 달간 체류했다. 박 전 감독은 당시 정씨가 직전까지 사용하던 승마장 내 숙소에서 기거했다.

박 전 감독은 독일 도착 당시 숙소 상태에 대해 “개 오물 냄새, 찌든 냄새 등이 진동했다. 벽에도 오물 자국이 있었고 방 안에는 개 배설물이 굴러다녔다”며 “사람이 살 수 없는 아주 더러운 환경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숙소에 있던 침대 위에도 개 오물 자국이 있었다”며 “침대를 써보려고 세척까지 해봤지만 결국 버렸다” “개 오물 냄새가 너무 심해 숨쉬기도 곤란해 창문에 붙어 잠을 자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너무 지저분해서 숙소 앞 호텔에 체류하며 인부 8명을 불러 하루 종일 락스 등을 이용해 청소를 했다”며 “그럼에도 끝내 냄새를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앞서 2015년 7월경 예거호프 승마장에서 최씨 일행을 처음 만났을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당시 정씨는 숙소에서 10여 마리의 강아지를 키우며 3개월 된 아들을 돌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감독은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의 연락을 받고 승마장에 갔을 때 최씨 모녀 등이 있었다”며 “그날 누군가의 신고로 독일 동물보호기관, 아동기관에서 찾아와 숙소를 다 뒤지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