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무역협회장 "이제 TPP 협상에 역량 집중해야"
by정태선 기자
2014.12.03 16:59:47
| [이데일리 김정욱 기자] 한덕수 무역협회장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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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이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은 3일 ‘51회 무역의 날’ 기념 간담회에서 “TPP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는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TPP에 가입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중간재 주요 조달국이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12개국 TPP 협상 참가국들의 무역 규모는 8조~9조 달러로 이 가운데 부품 등 중간재의 수요가 2조2000억 달러에 달하는데, 일본만 TPP에 들어가고 한국이 빠지면 절대적인 부품 수요가 일본으로 넘어가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같이 경쟁하면서 견제하지 못한다면 경제에 큰 손해를 입을 것이란 얘기다.
한 회장은 TPP의 주요 변수로 미국 업계를 꼽았다.
그는 “미국 업계에서는 12개국 협상이 끝나면 가장 먼저 한국을 참여시키는 것이 도움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한미 FTA 이후 한국의 무역흑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미국 업계와 의회, 정부에서 비판적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한국이 TPP에 참여하는데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하려면 한미 FTA 이행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개선하고, 한미 FTA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한미 관계가 불편해지기 시작하면 우리와 미국과의 전체적 교역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12개 TPP 협상 참가국들 입장에서 한국은 10개국과 이미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우리의 참여가 TPP협상 진전에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으로 내다봤다.
한 회장은 FTA의 진정한 효과는 생산성 향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FTA의 가장 큰 효과는 관세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경제 통합 후 그 안에서 기업끼리 치열한 경쟁을 통해 우리의 경쟁력이 강화하는 것”이라며 “다자간에 진행하는 메가 FTA의 역동적인 효과는 양자간 FTA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계류와 부품 등의 관세가 5~8%인데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관세가 아니라 기술력과 마케팅, 품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TPP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자동차업계도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한 회장은 “국내 자동차 업계도 TPP가입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최근 전해왔다”면서 “자동차 부품이나 기계산업 등은 이미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FTA효과가 전혀 없는 동남아 등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고 매년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에 계속 이러한 의사를 전달하고 있고 정부가 좀 더 종합적 시각에서 이 문제를 판단하고 합리적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미국이 주도하는 TPP는 미국과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 멕시코, 캐나다,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FTA다. TPP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전 세계 GDP의 40%, 우리 기업의 TPP국가들에 대한 누적 투자액은 1571억 달러로 전체 투자의 41%를 차지한다. 12개국 TPP 협상은 현재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내년 상반기가 협상 타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