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을 "30년 전 우리별1호는 헌신, 지구관측사업 도전하겠다"

by강민구 기자
2022.08.11 16:10:04

'우리별 발사 30주년' 주역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
20대 연구원들 영국서 위성 배우고 산학연으로 확산
우리별 정신, '화성탐사선' 보낸 UAE 연구진들도 배워
고해상도 중형위성 자체투자로 개발..위성응용서비스 도전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우리별 위성의 가치는 헌신과 도전이다.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시작인 우리별 1호가 30주년을 맞이한 만큼 의미를 되새기며 지구관측 사업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겠다.”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는 11일 KAIST에서 열린 ‘우리별 발사 30주년 기념식’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사진=이데일리DB)
우주 과학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는 30년 전인 1992년 첫 국적 위성인 우리별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며 우주를 향한 문을 열었다. 발사 3년 전 1989년에 9명의 KAIST 학생들이 영국 서리대에서 위성 설계와 제작기술을 배워왔고, 이후 우리별 위성 3호 국산화까지 이뤄냈다. 당시 20대였던 학생들이 KAIST 인공위성연구소를 비롯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등으로 이동하면서 국산 로켓 누리호, 달탐사선 다누리 개발 등에 기여했다. 박성동 쎄트렉아이 고문, 최경일 KTsat CTO가 대표적인 사례다. 김이을 대표도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출신으로 우리별 3호 개발에 참여했고, 현재 쎄트렉아이를 이끌고 있다.

김이을 대표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우리나라 첫 인공위성 우리별 1호 발사에 성공하며 우리나라 우주개발 시작점을 만들었다”며 “인공위성연구소 연구진을 주축으로 창업한 쎄트렉아이는 발전을 거듭하며 위성시스템 7기와 탑재체 5기를 해외에 공급했고, 대부분의 우리나라 우주개발 사업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주요 위성인 아리랑 1호, 천리안 1호, 과학기술 위성 1호 개발 등을 쎄트렉아이 연구진들이 주도했다. 두바이셋, 칼리파셋부터 지난해초 화성 궤도에 진입한 화성탐사선 ‘아말’까지 아랍에미리트(U.A.E)와 협력하며 신흥국의 우주 도전에도 기여했다.



김이을 대표는 “한국과 UAE의 협력은 신흥국의 성공적인 우주개발 모델로 인정받고 있으며, UAE와 16년째 협력해온 성과를 앞으로도 이어갈 계획”이라며 “(20대 한국 연구진들이 영국에서 위성기술을 배워 온 것처럼) UAE 연구진들도 쎄트렉아이에서 기술, 경험보다 헌신과 도전의 가치를 배우면서 화성탐사선 핵심 개발자로 성장해 멘토 중 한 사람으로서도 자긍심도 느낀다”고 말했다.

쎄트렉아이가 창업이후 2.5m 해상도 소형위성을 시작으로 위성 기술을 고도화했다면, 앞으로는 자회사를 통해 지구관측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위성 제조·발사 시장 보다 상용 데이터 시장과 활용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400억원을 들여 개발중인 30cm급 위성인 ‘Space Eye-T’를 2024년 하반기에 우주로 올리고, 후속 위성 개발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위성영상과 지구관측 데이터 분석 시장에 도전해 서로 다른 데이터들을 합쳐 통찰력을 제공해주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국산 로켓 누리호, 달탐사선 다누리 발사로 우주에 대한 국민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인공위성에 대한 개념조차 생소했던 우리별 1호 개발 당시와 비교해 여건은 좋아졌다. 김 대표는 민간 우주 개발 시대가 도래했고, 우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 시점에서 우리별 1호의 가치를 되새기며 우주개발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누리호와 다누리 발사로 국민의 우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산업적 측면에서 우주에 대한 가치가 부각되면서 민관협력, 산학연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며 “쎄트렉아이도 앞으로 소형위성 개발 철학을 유지하며 위성 성능을 높이면서 자회사를 통해 위성 데이터와 활용 서비스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