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 생명까지 위협하는 몸속의 돌...콕콕 쑤시는 복통 지속되면 '의심'

by이순용 기자
2018.03.08 14:36:17

배가 콕콕 쑤시는 복통 지속되면 담석 질환 의심해봐야
성인 10명 중 1명에서 발생하는 흔한 질환

담낭 이미지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배가 콕콕 쑤시는 복통 때문에 위내시경 검사를 했는데도,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의심해봐야 하는 것이 바로 담석질환이다. 담석증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이 ‘돌’처럼 굳어져, 간이나 담낭, 담관에 쌓여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성인 10명 중 1명에서 나타나는 흔한데, 인구 고령화와 식생활 서구화로 인해 계속적으로 환자가 늘고 있다.

◇ 담석에 의한 통증, 복통과 유사해 착각하기 쉬워

담석은 발생 부위에 따라 담낭(쓸개)에 생기면 담낭담석, 간외담관에 생기면 간외담관담석(총담관담석), 간내에 생기면 간내담석으로 나누며, 이중 담낭담석이 제일 흔하다. 담석증은 증상이 전혀 없는 것에서부터 복통, 황달, 발열까지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과 경련이다.

그중 담낭담석은 특별한 증상 없이 평생을 지내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경우 따로 치료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담석에 의한 통증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하는데, 대부분 증상이 재발하고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담석에 의한 통증은 대부분 담석이 담도 길을 막아서 발생한다. 대개 과식에 의해 유발되지만 원인이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통증의 위치는 주로 명치 부위나 우측 상복부가 가장 흔하다. 간혹 우견갑골 및 좌측 상복부가 아플 수 있고 통증이 등 쪽으로 뻗치기도 한다. 통증은 비교적 갑자기 발생하며 강도가 수분 내에 거쳐 빠르게 증가하고 이후 같은 강도의 통증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다가 서서히 감소한다.

주광로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석이 심하게 담도 길을 막았을 때는 진통제를 맞지 않고서는 통증이 해결되지 않고 열이 나기도 하고 황달이 생기기도 한다”면서 “이럴 때 빨리 치료를 받지 않으면 혈압이 떨어지고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 담석증 증가, 임신 중에도 발생 가능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저섬유질 위주의 식습관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 증가시키고, 담낭의 담즙 배출을 감소시켜 담석증 발생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중증도의 과체중이 담석증 위험도를 높인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 2배 정도 많이 나타나며 특히 여성이 비만일 때 담석증이 많이 발생한다. 또한 장기간 금식을 하거나 빠른 체중감소가 있을 때, 60세 이상에서 담석이 더 잘 생긴다.

주선형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특히 가임기 여성은 임신 중에 담낭 담석증에 의한 통증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임신으로 인하여 치료에 어려움이 많이 발생한다”면서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복부 초음파 등의 검사를 통해 담석증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받을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 담석 위치 따라 치료법 달라

담석증은 담석 위치에 따라 치료 여부와 치료 방법이 다르다. 담낭담석은 수술적 담낭 절제가 유일한 치료 방법이고, 총담관담석은 내시경을 이용해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간내담석은 일반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한다. 그러나 수술을 할 수 없을 때는 담도내시경을 통해 담석을 제거한다.

담낭담석은 증상이 있거나 급성담낭염, 급성췌장염과 같은 합병증이 있으면 치료를 받아야한다. 또 증상이 없더라도 예방적 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다. 첫째, 담낭벽이 석회화 되어 있는 경우다. 이런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 담낭암으로 발전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발견하면 예방적 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둘째, 소아 환자이거나 담낭암에 대한 걱정이 심한 환자인 경우 담낭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셋째, 담석의 크기가 큰 경우다. 담석의 크기가 3cm 이상이면 담낭암 발생 빈도가 10배 이상 증가된다는 연구가 있다. 비록 담석과 담낭암의 연관성에 대한 충분한 근거는 없지만 2.5~3cm 이상으로 큰 담석은 예방적 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마지막 넷째, 담낭담석이 담낭용종 또는 담낭선근종증과 같이 있어도 담낭암의 발생빈도를 고려하여 예방적 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 담관담석,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내과계 응급 질환

담관담석(총담관담석)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장으로 내려가는 담관이라는 길에 생기는 담석증이다. 담석이 담즙의 흐름을 막아 간을 손상시키고 담관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오래 지속되면 간경변증과 담관암을 일으킬 수 있어 증상이 없거나 미미하더라도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담석이 담관을 심하게 막을 경우에 신속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내과계 응급 질환이다. 과거에는 주로 수술적 치료를 해 왔으나 1970년대 중반에 소개된 내시경적 유두괄약근절개술을 기반으로 한 내시경적 치료로 총담관담석의 90% 이상이 해결되고 있다.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외과의사의 눈을 대신할 수 있는 복강경과 카메라-모니터 장치, 기존의 손으로 사용하던 수술 기구와는 달리 투관침을 통해 복강 내에서 조작할 수 있게 고안된 가늘고 긴 수술 기구 그리고 수술 및 시야 확보를 위한 이산화탄소 가스 주입 장치 등의 특수한 설비를 가지고 복부에 구멍을 내서 수술한다.

개복하지 않는다는 점만 다를 뿐 복강 내에서 하는 시술은 개복술과 동일하다. 수술을 위해 먼저 이산화탄소를 복강 내에 주입하여 기복(복강 내 공기가 들어가 있는 상태)을 만든다. 그 후 배꼽, 우상복부, 명치, 우복부에 각각 한 개씩, 총 4개의 투관침을 삽입 후 수술을 진행하며, 배꼽을 통해 복강경이 들어간다.

수술 술기와 기구들의 발전으로 초기의 4개의 투관침을 이용한 수술에서, 일부 환자의 경우 투관침 3개를 이용한 수술, 일부 젊은 여성의 경우 배꼽을 통한 단일공 수술도 진행하여 미용적인 측면에서도 발전도 이루고 있다.

◇이럴 때 담석 질환을 의심

△ 자주 체기를 느낀다.

△ 음식이 들어가면 불편하다.

△ 명치 또는 우상복부가 반복적으로 아프다.

△ 등과 오른쪽 어깨로 뻗치는 통증이 있다.

△ 오한과 미열 등 몸살 기운이 반복된다.

△ 원인 없이 간기능 수치가 반복적으로 높아져 있다.

△ 위내시경에 이상 없는데도 자주 배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