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훈길 기자
2016.06.14 15:10:18
에너지공기업 기능조정안에 시장 술렁
해외자원개발 명맥 유지했지만 헐값매각, 부채 과제
하반기부터 전력개방 논의 본격화.."독점해소"Vs"민영화"
전문가들 "노조·국회 반발 예상돼..정부 추진의지 관건"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의 에너지 공기업 기능조정 방안은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은 피하고 전력·가스시장 개방의 물꼬를 트는 내용이 골자다. 공기업들이 해외자원개발 명맥을 잇게 됐지만 다음 정권에서 부채 문제를 떠안을 우려가 있다. 시장 개방은 공기업 독점 체제를 깨는 효과와 함께 민영화 논란, 노조 반발을 해소하는 게 과제다.
14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석유·가스공사의 경우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핵심자산 위주로 개편하고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광물공사의 경우 △해외자원개발의 단계적 축소 △유관기관과 광물비축·광물산업 지원 기능의 통합 △해외자원개발·광물비축·광물산업지원별 책임사업부제 도입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부채가 심각한 석유·광물공사는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조직·인력 축소 등 자구노력을 시행하도록 했다. 석유공사는 조직 23%, 인력 30%(2020년까지)를 감축해야 한다. 광물공사도 조직 17%, 인력 118명(2020년까지)을 줄이고 신규채용이 전면 중단된다.
산업부의 ‘해외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방안’ 연구용역(딜로이트)에서 제시된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통폐합 등 고강도 구조조정안은 수용되지 않았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한국처럼 자원개발 역사가 짧고 자원 미보유국의 경우 선순환 구조가 갖춰지기 전까지는 공기업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직 슬림화’ 방식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으면 후유증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광물자원공사는 6905%, 석유공사는 453%, 가스공사는 321%에 달했다. 2020년까지 이 부채가 계속되면 다음 정권에서 부채를 떠 안게 된다. 딜로이트 측은 연구용역에서 “광물공사는 추가적인 재무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유가 시기여서 자산이 제때 안 팔릴 수 있고 팔려도 ‘헐값 매각’이 될 우려도 있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매각하려는 비핵심자산 자산 일부가 확정돼 있지만 석유공사의 자산을 가스공사에 넘기는 건 아직 없다”며 “헐값 매각을 방지하고 자산을 효율적으로 구조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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