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 범죄 70% 늘었는데...피해자 보호기관·지원시설은 '0곳'

by이혜라 기자
2026.08.25 10:43:13

2019년 582건→2024년 989건...5년간 69.9% 증가
법 시행 3년 지났지만 지역피해자보호기관·지원시설 전무
국힘 임종득 "피해자 보호체계 현장서 작동해야"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혜라 기자] 인신매매 범죄가 최근 5년간 약 70% 증가했지만 법률상 규정된 피해자 보호기관과 지원시설은 전국에 단 한곳도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이 성평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신매매 등 범죄 발생 건수는 2019년 582건에서 2024년 989건으로 5년간 69.9% 증가했다. 2023년 825건에서 2024년 989건으로 늘어나는 등 최근에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행 인신매매방지법은 지역피해자권익보호기관이 신고 접수, 현장조사, 응급조치, 피해자 상담·사후관리 등을 담당하고 사례판정위원회를 통해 피해자 여부를 심의·판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법 시행 3년이 경과한 현재까지 설치된 지역기관은 한 곳도 없으며 관련 예산도 편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를 직접 보호할 지원시설도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에는 피해자 보호, 숙식 제공, 긴급구조, 상담·치료, 의료지원 등을 위한 지원시설 설치 근거가 마련돼 있고 하위법령에는 지정·운영 기준까지 규정돼 있지만, 현재까지 설치·지정된 시설은 한 곳도 없으며 관련 예산도 편성되지 않았다.



지역기관이 설치되지 않으면서 관련 업무는 중앙피해자권익보호기관이 사실상 떠맡고 있다는 평가다. 인신매매등사례판정위원회 개최 횟수는 2023년 1회에서 2025년 7회로 늘었고, 피해자 확인서 발급 대상자도 3명에서 42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관련 업무 인력은 3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2명은 타 업무를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평등가족부는 성매매·성폭력 피해자 시설이나 폭력피해 이주여성 보호시설 등 기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신매매는 성매매·성폭력뿐 아니라 노동력 착취, 아동학대 등 피해 유형이 다양한 만큼 이에 맞는 별도의 보호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종득 의원은 “인신매매 범죄와 피해자 판정 수요는 계속 늘고 있는데 지역 보호기관과 지원시설이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은 관련 부처가 제도 시행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법에 근거와 운영기준까지 마련된 만큼 조속히 예산과 설치계획을 마련해 피해자 보호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이미지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