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죽음으로 모는 `악성민원`…2030 "제발 막아주세요"
by이유림 기자
2024.04.15 16:55:26
전공노 청년위, 행안부와 악성민원 대책 간담회
안전요원 의무배치, 법적 대응 강화 등 요구 전달
정부 해외 사례 검토…민원인 '비대면' 응대 검토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최근 김포시와 남양주시 등에서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들이 연이어 발생하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2030청년위원회가 안전요원 의무배치, 공무원 인력 확충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 대전시청 소통민원실에서 둔산지구대와 합동으로 ‘상반기 특이민원 발생 대비 모의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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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노 청년위원회 측은 15일 정부세종청사 스마트워크센터 회의실에서 행정안전부 정부혁신국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악성 민원 대책 및 공무원 보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영운 전공노 청년위원장은 “악성 민원의 실제 사례들을 직접 전달하며 심각성을 보여주고 현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의 요구사항은 △안전요원 의무 배치 △위법행위 녹화·녹음 규정 강화 △악성 민원 법적 대응 강화 △제3자를 이용한 민원 처리 요구 금지 △반복 및 중복 민원 처리 간소화 △공무원 개인정보 보호 △친절·신속 강요 정책 폐지 △청사 출입제한 강화 △기타(공무원 인력 확충, 피해 공무원 심리치료 의무화 및 인사이동 조치 등)이다.
2030세대 공무원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있었던 비극적인 사건들에서 비롯됐다. 앞서 김포시 공무원 A씨는 난 2월 29일 김포 도로에서 진행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공사와 관련해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민원을 받았다. 온라인에서는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이 A씨라며 그의 실명,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 등 신상 정보가 공개돼 이른바 ‘좌표 찍기’를 당했고 극단적 선택을 한 바 있다.
또한 지난달 20일에는 남양주시 9급 공무원 B씨가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휴대전화에서는 유서 형태의 메모가 발견됐는데 “업무가 많아서 힘들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젊은 공무원들의 요구에 대해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관련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정부는 공무원이 직접 대면하지 않고 민원인을 상대하는 등 미국·싱가포르 사례를 차용하는 방식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 각 지자체는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공무원 이름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보호 조치에도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