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방비 287조원 지출한 중국 “미국과 군비 경쟁 관심 없어”

by이명철 기자
2024.02.29 15:47:42

3월 5일 전인대서 국방비 초안 공개, 완만한 증가 예상
3번째 항공모함. J-20 전투기 등 군사비 지출 소요 꾸준
中 관영 매체 “세계 평균보다 낮아 미국은 중국의 4배”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올해 중국의 국방 예산이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해 국방비가 200조원이 훌쩍 넘는 중국은 올해 항공모함 시험 항해와 첨단 군사 기술 육성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J-20 스텔스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 관영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GT)는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다음달 5일 연례회의 개막식에서 올해 국방 예산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29일 보도했다.

중국은 다음달 전인대와 전국민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함께 열리는 양회 시즌에 들어간다. 이때 경제성장률 목표 등과 함께 국방 예산 초안도 공개된다.

지난해 중국 국방비는 1조5537억위안(약 287조원)으로 전년대비 7.2% 증가했다. 연간으로는 2016년부터 8년 연속 한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지앤이 시험 항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J-20 전투기 같은 첨단 군사 자산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국방비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군사 전문가인 푸첸샤오는 환구시보에 푸 총리는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현대 무기·장비로 교체하고 운용하기 위한 훈련을 강화하는 등 군사 현대화의 중요한 시기를 겪고 있다”며 “새로운 무기와 장비를 익히려면 집중적인 훈련이 필요하고 훈련에는 자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중국이 현재 주변국과 갈등을 겪으면서 군사 훈련의 필요성도 커지는 분위기다. 남중국해에서는 필리핀과 대치하고 있으며 대만은 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총통 취임이 예정돼 대만해협 긴장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의 국방비 예산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와 비교하면 많지 않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국방비를 과도하게 지출하면서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외부 비판에 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올해 연간 군사비 지출액이 8860억달러(약 1181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중국의 4배 수준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군사비 지출도 약 1.3%로 주요 군사 강국은 물론 세계 평균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푸첸샤오는 “중국의 군사비 지출 증가는 제한적이고 목표는 국가 주권, 영토 보전, 안보,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패권을 추구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본질적으로 방어적인 국방 전략을 추구한다. 중국은 미국과 군비 경쟁을 벌이는 데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