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나선 택배노조…연말·연시 일부 배송 차질 불가피

by남궁민관 기자
2021.12.23 16:08:16

사회적 합의 따른 택배 인상분 "사측만 배불려" 주장
23일 투표 결과 94% 찬성…2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전체 기사 중 8% 참여 전망…규모 적지만 장기화땐 문제
쟁의권 있는 노조원 울산·창원 등 몰려 해당 지역 차질은 불가피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가 오는 28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현재 참여 예상 인원은 지부 소속 전체 인력의 10% 아래 수준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지만 무기한이라는 기간과 일부 노조원이 몰린 지역이 뚜렷해 연말·연시 배송에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지부가 총파업을 결정한 23일 서울의 한 CJ대한통운 지점에 택배 차량이 멈춰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택배노조는 2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CJ대한통운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노조원 2500명 중 2290명이 참여(투표율 91.6%)해 찬성 2143표(찬성률 93.6%)를 얻어 총파업 돌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지부는 올해 사회적 합의로 이뤄진 택배 요금 인상으로 회사만 배불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택배요금을 건당 인상분을 다른 택배사들은 전액 택배기사들에 지원하지만 CJ대한통운은 일부만을 지급하고 나머진 이익으로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CJ대한통운이 3500억여원의 초과 이윤을 봤으며 이를 택배기사들에 적절히 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표준계약서 내 ‘당일배송’이나 ‘주 6일제’ 등 열악한 업무 환경을 유발하는 내용들도 빼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날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CJ대한통운지부는 2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소속 지부 택배기사는 2만여명 수준으로 이중 노조원은 2500명 수준이라는게 노조 측 주장이다. 다만 쟁의권이 있는 노조원은 1700여명으로 추산돼 전체 택배기사의 8% 수준에 그친다. 더군다나 월급이 아닌 배송 물량에 따라 급여를 받는 택배기사들의 임금 구조 상 실제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말·연시 워낙 많은 택배 물량이 쏟아지는 만큼 일부 배송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무기한 총파업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는 물론 쟁의권이 있는 노조원들이 성남과 울산, 창원, 광주 등에 집중돼 있다는 점 또한 문제다.

CJ대한통운 측은 일단 택배노조가 주장하는 총파업 배경에 “확인되지 않은 수치와 내용이 여과없이 전달되고 있다”며 이번 총파업 결정에 강한 우려감을 드러냈다.

CJ대한통운은 이날 입장문에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한 회사의 노력을 폄훼하고 근거 없는 수치와 자료를 기반으로 한 일방적인 주장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대한 왜곡과 비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택배업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고 택배기사 처우도 최고 수준인 CJ대한통운에서 1년에 4번이나 총파업을 벌인다는 것에 대해 납득할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택배 서비스가 차질을 빚게 되면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뿐만 아니라 대다수 일반 택배기사들과 중소상공인들도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 속에서 투쟁을 위한 투쟁을 거두고 대승적 판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