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혜신 기자
2016.01.07 16:06:06
4분기 영업익 컨센서스 6.5조…한달사이 3.29% 하향
中 증시 급락에 멍 든 증시에 추가 충격 우려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주식시장이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중국 증시 급락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삼성전자(005930)는 무거운 증시를 들어올릴까 아니면 더 끌어내릴까. 새해 첫날부터 시작된 각종 악재에 신음하고 있는 코스피가 오는 8일 삼성전자로부터 시작되는 4분기 실적시즌이라는 커다란 난관을 맞이한다. 전망이 크게 밝지 않기 때문이다.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1.2%, 1만2000원 하락한 116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분기 실적을 내놓았던 지난해 10월7일 하루에만 8% 급등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에 힘입어 11월2일 138만3000원까지 상승했지만, 현재 116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두 달여만에 15.9%나 미끄러진 상태다. 특히 외국인 매도세가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무려 1조원 이상 내다팔았다. 1월 들어서만도 4거래일간 삼성전자 주식만 2564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이처럼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은 실적에 대한 우려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청치(컨센서스)는 현재 6조571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2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년비로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지만, 문제는 시장 눈높이가 높아져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환율효과에 힘입어 영업이익 7조를 돌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시장을 놀래켰다. 이는 자연스럽게 4분기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하지만 4분기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4분기가 전통적으로 정보기술(IT) 업계 최대 성수기이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 중심산업의 업황이 썩 좋지 않았다. 또 3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환율효과가 4분기 들어서는 다소 약화됐다는 점도 삼성전자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는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했지만, 4분기에는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초만해도 6조7952억원이었던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현재 6조5715억원으로 한 달새 3.29% 하향 조정됐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는 PC와 스마트폰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매출액 증가폭이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보이며 디스플레이는 연말 재고조정 영향으로 OLED와 LCD의 가동률이 전분기대비 하락했고 LCD는 제품가격 하락세도 지속돼 전사 영업이익 하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전분기대비 출하량은 정체되고 마케팅비용이 증가해 전분기대비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대다수 증권사는 4분기 부진한 실적 이후를 일단 지켜보자는 의견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150만원으로 내렸지만 나머지 주요 증권사들은 대부분 160만원대 목표가를 유지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 자사주 매입 결정에 따른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4분기 예상보다 가파른 DRAM과 LCD 패널가격 하락으로 주가 흐름이 부진했다”며 “애플과 구글은 무인자동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자동차용 전장사업을 육성키로 한 만큼 CES 이후 투자심리 개선이 기대된다”고 주장했다.